'인원이 적다'는 이유로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상비군이 해체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한 봅슬레이 선수가 공개적으로 후원을 요청했다.
선수 생활을 지속하고 싶다는 국가대표 상비군의 호소에 시민들은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펀딩이 시작된 지 사흘 만에 80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이 모였다. 펀딩의 초기 목표 금액인 5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지난 14일 강원연맹 소속 강한 봅슬레이 선수는 "봅슬레이 상비군이 해체되면서 지원되던 식비, 병원비가 끊겼다. 운동선수라는 이유로 국가에서 주던 기초수급자 지원도 중단됐다"며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크라우드펀딩 후원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강한 선수는 보육원 출신으로 경제적 지원을 받을 곳이 없어 운동을 계속하려면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는 현재 기초수급자로 월 40만원을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수입이 없는 상태다. 그마저도 운동하느라 학교를 휴학했다는 이유로 지원이 끊기고 말았다.
현재 그는 '택배 상하차' '배달' 등 아르바이트와 운동을 병행하며 월세와 식비, 병원비를 내고 있지만, 운동과 경제활동을 동시에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원래 '카바디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강한 선수는 어린 시절 보육원 아이들과 육상부 선배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생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해 결국 지난 1월 카바디를 그만뒀다.
운동선수의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강한 선수는 정신치료를 꾸준히 받았고, 다행히 PTSD 증상은 완화됐다. 이후 강한 선수는 PTSD로 인한 트라우마가 나타나지 않는 봅슬레이 선수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강한 선수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생각지도 못한 금액이 모였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펀딩을 해줬다. 특히 나처럼 금전적 여유가 없는 학생들도 펀딩에 참여해줬다”며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응원을 보내주신 만큼 훌륭한 국가대표 선수가 되겠다”며 “2인승과 4인승 봅슬레이 전부 훈련하고 있다.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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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