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시리아 사태를 놓고 상반된 입장에 처했다. 한국 정부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강력히 규탄한 반면 북한은 시리아 정부에 ‘지지와 연대’ 의사를 보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시리아 독립 72주년을 맞아 ‘반제자주의 길로 꿋꿋이 나아가는 시리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시리아가 미국의 군사적 간섭과 압살책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규정하며 “미국은 견결한 반제자주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시리아를 눈에 든 가시처럼 여기고 있다. 부당한 구실을 내걸고 시리아에 제재와 압력을 가했다”고 했다.
이어 “그것이 통하지 않게 되자 나중에는 ‘반테러’를 구실로 시리아에 침략무력을 들이밀고 테러세력을 음으로 양으로 비호두둔해주고 있다”면서 “목적은 그들을 내세워 반미적인 이 나라 정부를 기어이 전복하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이 노골적인 군사적 간섭과 압살책동에 발광할수록 시리아 인민의 조국수호 정신은 더욱 견결해지고 있다. 우리 인민은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영토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시리아 정부와 인민의 정의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가 14일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시설을 공습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지난 15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정부는 화학무기의 확산, 사용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 하에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화학무기가 사용되는 것, 특히 이로 인해 무고한 민간인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 논평은 지난 7일 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동구타 두마에서 민간인 70명 이상이 숨졌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