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여론 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모(48·닉네임 드루킹)씨가 개설하고 운영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한 회원이 17일 “회원들을 상대로 한 달에 9만원의 강연비를 걷고, 물품을 판매했다. 외부에선 우리를 다단계 회사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 회원은 이날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주치의라고 하는 모대학 한방학과 A교수가 회원들에게 건강음료를 팔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A교수가 ‘시중에 파는 거는 전부 설탕 성분이 많이 들어간다. 진짜 유산균이 건강에 좋다’며 강연을 했다”며 “자기가 파는 음료는 원료를 일본에서 수입해 자체적으로 만든 거라고 했다. 가끔씩 채팅방에 들어와 유산균이 좋다는 식의 얘기를 한마디씩 던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원 중에 무역업자도 있었다. 이들은 파키스탄 원단을 들여와 비싼 가격에 회원들에게 팔았다”면서 “이런 식으로 돈을 번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드루킹은) 재정에 대해 일반회원들에게 하나도 공개를 안 했다. 내가 등급이 낮은 편도 아닌데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연비가 한 달에 9만원씩 됐다. 500명 이상 되는 열성멤버들이 물건도 많이 팔았다. 또 자체에서 만드는 원당, 비누, 이런 물품들이 있는데 그걸 다 회원들이 샀다”고 덧붙였다.
이 회원은 지인 소개로 2015년부터 경공모에 참여했다며 초창기 경공모엔 대형로펌 변호사를 포함해 변호사 3명, 대학 한방학과 교수, 주식전문가, 무역업자, 공무원, 회사원, 주부 등 다양한 직군의 회원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회원은 “경공모는 특히 전문가를 포섭해 항상 (전면에) 내세웠다”며 “특히 강연을 하거나 할 때 그랬다. 그런 부분이 모임의 신뢰도를 높여주고, 처음 가는 회원들에게 위압감 내지는 체계적이거나 전문성이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터넷 댓글조작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 “김 의원은 운이 없게 연루된 것 같다”며 “드루킹이 자기 회원들한테 워낙 말로 약속한 것들이 사실 많다. 그래서 자기 활동의 정당성을 증명하고 과시하려고 정치인을 끌어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선실세를 뒤집고 된 문재인정부인데 드루킹은 그런 정권의 특성을 무시하고 자신이 비선실세 행세를 하려고 한 게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그는 그러면서 “(댓글 활동도) 대선하고는 무관하다”며 “2016년부터 드루킹이 정권에 도움이 되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썼다. 전회원이 밤을 새가며 글을 퍼나르는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크로는 대선 때 사용되지 않았다. 확실하다. 우리가 직접 했다”며 “(댓글 활동으로) 보수를 받은 적도 없다. 경제적 보상이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