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베트남서도 통했다… 리메이크작 현지 흥행 5위

입력 2018-04-16 20:56
영화 ‘써니’(사진 왼쪽)와 베트남판 ‘고고 시스터즈’ 포스터. CJ E&M 제공

영화 ‘써니’를 베트남판으로 리메이크한 ‘고고 시스터즈’가 현지 개봉 4주 만에 역대 베트남 로컬영화 흥행 5위에 올랐다.

16일 CJ E&M은 “지난 3월 9일 베트남에서 개봉한 ‘고고 시스터즈’의 누적 박스오피스 매출이 360만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베트남 로컬 영화 5위에 랭크됐다”며 “이로써 역대 베트남 로컬 영화 톱10 안에 CJ E&M표 영화 4편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고고 시스터즈’는 2011년 한국에서 개봉해 74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영화 ‘써니’를 CJ E&M이 베트남에서 현지화해 제작한 영화다. 지난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성공적인 협업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CJ E&M은 2014년 한-베트남 최초 합작 영화인 ‘마이가 결정할게2’로 역대 4위, 2015년 ‘수상한 그녀’의 베트남 버전인 ‘내가 니 할매다’로 역대 3위, 2017년 현지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로맨스 영화 ‘걸 프롬 예스터데이’로 역대 9위의 성적에 각각 냈다.

‘고고 시스터즈’의 성공으로 CJ E&M의 글로벌 영화 프로젝트인 ‘써니’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일본 버전인 ‘써니: 강한 마음, 강한 사랑’은 오는 8월 31일 일본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 버전 ‘써니’도 할리우드 제작사와 조만간 시나리오 작업을 마무리 짓고 캐스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버전도 현지 유력 제작사와 공동 제작을 협의 중이다.


CJ E&M은 ‘써니’가 추억 첫사랑 우정 음악 등 국적을 가리지 않는 보편적인 감동 요소를 두루 갖췄다고 판단해 ‘수상한 그녀’처럼 여러 국가에서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CJ E&M이 제작한 영화들이 베트남에서 잇단 성공을 거두면서 CJ E&M이 현지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7년 ‘미녀는 괴로워’ ‘오싹한 연애’, 최근에는 ‘과속 스캔들’ ‘엽기적인 그녀’의 베트남 버전이 잇달아 개봉해 등 한국영화 IP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또 과거 베트남 영화계는 코미디언을 캐스팅한 슬랩스틱 스타일의 코미디 영화가 주류였는데, CJ E&M의 진출 이후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휴먼 코미디 장르의 영화들이 시장에 많아졌다고 한다.

CJ E&M 영화사업부문 김권식 해외기획제작팀장은 “CJ E&M은 2014년 이후 베트남에서 총 9편의 영화를 내놨는데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 ‘웰메이드’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베트남에서 당사가 제작했던 ‘하우스 메이드’의 경우 아카데미상 수상자이기도 한 제프리 플레처가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시나리오를 작업하는 등 베트남 영화 IP의 글로벌 진출도 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