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을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을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오전 10시 황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지수대는 2014~2017년 KT가 법인자금으로 국회의원 90여명에게 모두 4억3000여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KT 임원들이 상품권을 이른바 '카드깡' 형식으로 현금화한 뒤 이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 형식으로 건넨 단서를 잡고 지난해 말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1월과 2월에 걸쳐 경기 성남시 KT 본사와 서울 광화문지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황 회장을 핵심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초기부터 소환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황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지면 이달 내 수사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황 회장을 소환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참고인 30여명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