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31%로 조사됐다. 2012년 12월 2차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다. 아사히신문은 14~15일 여론조사를 벌여 이 같은 수치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조사 때는 물론이고 2012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의 지지율과 신뢰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를 신뢰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37 %,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29%였다. 아베 총리를 못 믿겠다는 응답이 총 66%로 지난해 7월보다 5%포인트 늘어났다.
아베 정권의 장기집권 폐해를 묻는 질문에는 “폐해를 매우 느낀다” “어느 정도 느낀다”가 총 59%로 나타났다. 자민당 지지층도 56%가 폐해를 느낀다고 답했다. ‘사학스캔들'과 관련해 재무성 당국자들이 아베 총리의 지시가 없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77%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가 직접 국회에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답변도 61%를 기록했다.
지난 14일에는 아베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드문 일본에선 매우 이례적이었다. 주최 측 추산 3만명이 국회 주변 도로를 가득 메웠다.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과 관련한 재무성 문서 조작 사건과 최근 재점화된 가케(加計)학원 스캔들을 문제 삼아 아베 정권에 항의하는 집회였다.
정권 퇴진 플래카드를 내건 시위대는 “날조와 은폐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집회에 참가한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은 “고름을 짜내겠다고 했던 아베 총리 자신이 고름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은사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이날 이바라키현 미토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베 총리의 올해 가을 자민당 총재 3선(총리 3연임) 가능성에 대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모리토모와 가케학원 문제에 대한 아베 총리의 자세를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신뢰가 없어지고 있다. 무엇을 말해도 발뺌하고 잡아떼 버린다”고 비판했다.
가케학원의 수의대 신설 계획에 대해 당시 총리 비서관이 “총리 안건”이라고 말했다는 문건에 관해서도 고이즈미 전 총리는 “많은 국민은 (그런 적 없다는 당시 총리 비서관의) 기억보다 기록을 믿는다”고 꼬집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