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후 2배 늘어난 해양사고… 작년 2582건, 사망 145명

입력 2018-04-16 07:30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 선박사고가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1330건이던 해양사고는 지난해 2582건이 발생했고 145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해상 물동량 확대와 해양 레저 증가가 영향을 미쳤지만 여전히 뿌리 깊은 ‘안전불감증’이 큰 요소로 작용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집계를 보면 국내 해양사고는 2012년 1573건에서 2013년 1093건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이후 돌리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4년 1330건이던 게 2015년 2101건, 2016년 2307건, 2017년 2582건이었다.

해상 인명피해 역시 늘었다. 선박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은 2015년 100명, 2016년 118명, 2017년 14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사망·실종자 145명은 어선에 타고 있던 사람이 100명, 그밖의 선박이 45명이었다.

지난 5년 동안 해양사고 관련 선박 중 가장 많은 것은 어선이다. 7222척으로 67.7%나 됐다. 이어 수상레저선박·유도선·항만작업선 등이 1859척(17.5%), 화물선 115척(5.4%), 예인선 442척(4.1%), 유조선 308척(2.9%), 여객선 257척(2.4%) 순이었다.

최근에도 해양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12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인근 해상에서 화물선과 어선 충돌 사고 역시 안전 불감증이 낳은 인재로 드러났다. 해경 조사결과 사고 당시 조타실에 있던 화물선 선장은 진도 VTS로부터 어선을 피해 변침하라는 6차례 지시를 받고 응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교신채널을 제때 변경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31일에는 40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독도에서 울릉도로 가던 여객선이 침수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는 급유선의 전방주의 의무 소홀과 낚싯배의 과당경쟁이 빚은 인재였다. 당시 해경의 부실한 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런 사고가 벌어질 때마다 안전불감증에 따른 인재(人災)란 진단이 뒤따랐다. 관행적인 안전 매뉴얼 무시, 허술한 사고대응 체계 등이 후진국형 참사인 해양사고의 재발을 부르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상황을 분석해 해양안전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연안여객선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달 2일부터 18일까지 관계기관 합동으로 여객선 항해장비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국민안전감독관이 비노출 방식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해 개선사항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