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문화제와 행사, 예배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 4주기 기억예배는 15일 오후 4시16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됐다.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주일예배·목요기도회’가 예배를 주관했다. 예배는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적힌 노란색 명패가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교인들은 예배가 끝날 때까지 명패를 안고 있었다.
예배 실무를 맡은 김은호 안산희망교회 목사는 “오늘이 안산합동분향소에서의 마지막 예배인 만큼 희생자들과 함께 예배드린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면서 “세월호 참사를 영원히 기억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는 첫날이 바로 오늘이기도 하다”고 했다.
박인환 안산 화정감리교회 목사는 ‘다시 식탁으로 부르시는 예수’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망각은 우리를 노예로 이끌고 기억은 우리를 구원으로 이끈다”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고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는 희망의 시작은 우리가 기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전했다.
예배 후 교인들은 십자가와 노란 리본을 앞세워 분향소까지 300m를 행진했다. 교인들은 세월호 추모곡 ‘잊지 않을게’를 부르며 분향소에 도착해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기도를 했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서울시가 공동으로 주최한 ‘4월 16일의 약속 다짐 문화제’는 전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시민 1만5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광장을 찾아 희생자를 기렸다. 이들은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등의 글귀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추모 물결을 이어갔다,
장완익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은 “기억은 ‘잊지 않는다’와 같은 말”이라며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잊지 않아야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도 무대에 올라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단원고 2학년3반 고(故) 정예진양 어머니 박유신씨는 딸을 향한 편지를 읽으며 “22살이 됐을 너를 상상하지만 상상밖에 할 수 없는 현실에 가슴이 무너진다”며 “이곳에서 못 이룬 꿈 하늘에서 꼭 이루고 난 너희가 준 숙제를 마치고 하늘로 갈게”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10대 후반이던 ‘세월호 세대’도 문화제를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대학생 방채현(22·여)씨는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 대한 처벌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아 문화제를 찾았다”고 했다. 대학생 구본형(20)씨는 “그동안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봤고 생각했는지 다시 알아보고자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중 마지막 11명의 영결식도 열린다. 행정안전부는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영결식 및 4주기 추모식’이 16일 오후 3시 인천 가족공원에서 엄수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에서 목숨을 잃은 일반인 희생자는 총 43명으로 그중 26명은 2014년 12월에 합동영결식을 가졌다. 나머지 17명 중 영결식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6명을 뺀 11명이 영결식 대상이다.
안산=장창일 기자, 손재호 김남중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