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4주기… 청소년 참정권 요구한 유가족과 10대

입력 2018-04-15 06:40

세월호 4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10대 청소년과 세월호 유가족이 사회 변화를 이끌기 위해 청소년의 참정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선내에 울려 퍼진 ‘가만히 있으라’는 경고 메시지를 거론하며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세월호 진실을 향해, 청소년 참정권을 찾아 청소년-교사 함께 길을 걷다’ 행사를 개최했다. 교사와 학생 등 약 300명이 모였다. 이들은 국회에서 출발해 서강대교를 거쳐 세월호 4주기 행사와 전시가 진행 중인 광화문 광장에서 오후 4시쯤 ‘4·16 세월호 참사 4주기 국민 참여행사’에 합류한다.

참사 당시 사망한 박성호군의 누나 박보나(24·여)씨는 “침몰하는 배 안에서 가만히 있으면 죽을 것을 알았지만 어른들을 믿고 기다렸다. 바보처럼 착한 아이들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스로 탈출해서 나온 생존 학생은 어른 말을 듣지 않은 착하지 않은 학생이 됐다. 돌아온 이들은 아픈 상처를 극복해야 하는 생존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세월호 세대라고 명명됐지만 우리의 말은 들어주지 않았다”며 “의무는 주면서 권리는 주지 않는, 모두를 존중해야 하지만 모두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청소년의 모순된 구조는 참정권이 없다면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잊지 않고 세월호 형제자매들과 함께 바꾸겠다”며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고 기억해주시고, 진실이 밝혀지는 날까지 저희 곁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영등포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하은옥양은 “단원고 학생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가만히 있다가 가장 큰 희생자가 됐다”며 “학생들은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인식이 바뀌기 위해 청소년에게 참정권을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