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진 사무장이 ‘조현민 사과 문자’에 한 말

입력 2018-04-14 07:10
뉴시스,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인스타그램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조현민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의 사과 문자를 비판했다.

박 전 사무장은 12일 인스타그램에 조 전무의 사과 문자를 캡처한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을 올렸다. 그는 “하나는 배운듯 하다. ‘진심이 아니더라도 빨리 덮자’로 말이다”라며 “뉴스에 나오니 사과하는 건 진정성보다 본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러나 본인을 위한 사과는 피해자 입장에서 우롱과 조롱으로 느껴질 뿐”이라고 지적하며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조 전무는 한 광고대행사와 회의를 하던 중 해당 업체 팀장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하자 음료수가 들어있는 병을 벽에 던지고 물을 뿌리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달 16일 있었던 일로,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폭로 글을 통해 불거졌다.

대한항공 측은 “영국 광고를 위해 여러 곳을 찍어오라고 주문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고 이에 조 전무가 화를 낸 것”이라며 “조 전무가 회의하다가 소리를 지른 것은 맞지만 물이나 음료수를 뿌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조 전무가 해당 업체 팀장에게 보냈다는 사과 문자를 공개하기도 했다. 조 전무는 문자에서 “망설이다가 직접 사과를 드리는 게 도리인 것 같아서 문자를 드린다”며 “광고를 잘 만들고 싶은 욕심에 제가 냉정심을 잃어버렸다”고 사과했다. 이어 “최선을 다하시는 걸 알면서도 내가 왜 그랬을까 정말 후회했다”며 “이제라도 사과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 이렇게 문자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 문자는 지난 3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조 전무는 페이스북에도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광고에 대한 애착이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넘어서면 안 됐는데 제 감정을 관리 못 한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조 전무와 대한항공 측의 해명과 사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서는 이른바 ‘조현민 만행리스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대중의 공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 전무의 과거 갑질을 고발하는 글 중에는 조 전무가 평소 자신보다 연장자인 소속 부서 팀장들에게 욕설을 일삼았다는 주장부터 비공정 인사 전횡을 주도했다는 내용도 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