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형, 급한 일이 있어서…” 가족 사칭 9억원 뜯은 사기단

입력 2018-04-14 00:07
뉴시스

스마트폰 메신저로 가족이나 지인 행세를 하며 수억원을 가로채 온 중국 사기단의 국내 인출책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사기 증의 혐의로 A(47)씨 등 8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계좌를 빌려준 33명을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월부터 한 달간 피해자 가족을 사칭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메신저로 돈을 빌려달라는 메시지를 보내 피해자 191명에게 9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조카나 처남 등을 사칭해 “돈을 급히 송금해야 하는 데 공인인증서에 문제가 생겼다. 회의 중이라 은행에 갈 수 없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 돈을 입금하도록 속였다. 피해자들은 해당 계정의 프로필 사진이 가족사진으로 돼 있어 큰 의심 없이 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지인을 사칭해 피해자들이 입금한 수억원을 인출해 중국으로 보낸 인출책 A(47)씨 등 8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뉴시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이용한 사진이나 가족 관계 등 정보는 중국 메신저 피싱 조직이 피해자의 계정을 해킹해 입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일당은 국내 계좌모집, 인출, 해외송금 등의 역할을 해왔으며 피해 금액의 2~5%를 수수료로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나 SNS를 매개로 한 해킹과 피싱은 앞으로 더 급증할 것”이라며 “이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메신저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정기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메신저를 통해 송금을 요구받을 때는 반드시 전화로 상대방에게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