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아베, 文대통령에 5월 중 ‘단독 방일’ 요청”

입력 2018-04-13 22:26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중·일 정상회의와 별개로 5월 중 단독 방일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13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국무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과 지난 11일 회담했을 때) 모든 기회를 활용해 높은 수준의 상호 방문을 갖기로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5월 9일 아베 총리 주재로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상회의 전후 한·일 간 개별 정상회의가 열리지만 문 대통령이 다른 일정 때문에 당일치기 방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베 총리가 좀더 시간을 들여 문 대통령과 현안을 논의할 기회를 갖기 위해 5월 중 별도 방문을 요청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에도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남북 정상회담 전 일본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북(對北) 외교전에 일본이 소외되는 ‘재팬 패싱’에 대한 우려 속에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에 포함시키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준비 때문에 거절하자 이번에 다시 방일을 추진하고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논란과 북한 문제에 대한 온도차 등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양국 관계 개선을 도모해 정권에 대한 지지율 제고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모리토모 학원 및 가케 학원 등 사학스캔들과 이라크 PKO(평화유지군) 일일 보고서 은폐 의혹 등으로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아베 총리가 외교 성과를 방패로 삼으려 한다는 뜻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