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이 다음 주 대만해협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13일 전격 발표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구축함에 올라 해군 훈련을 시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해군이 18일 대만해협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진행키로 하고 훈련 당일 인근 해상의 일반 선박 운항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남중국해인 하이난(海南)성 인근 해역에서 진행된 중국군 사상 최대 규모 해상 열병식을 참관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나왔다. 중국의 해상열병식에는 항공모함 랴오닝호 외에 해군 전함 48척과 전투기 76대, 해군 1만여명이 참가했다.
중국의 이번 실탄사격 훈련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차이 정권과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을 향한 경고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시리아 문제를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는 러시아를 중국이 전략적 동맹 차원에서 지지하기 위해 실탄사격 훈련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내놓고 있다.
앞서 미국 항모 시어도어루스벨트(CVN-71)를 기함으로 하는 제9 항모강습단(CSG9)이 지난 6∼7일 남중국해 남부 해역에서 싱가포르 해군과 함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미·중 양국 항공모함 전단이 대치하며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한편 대만 중앙통신은 차이 총통이 이날 대만 북동부 쑤아오 해군기지를 방문해 구축함에 탑승, 대만 해·공군의 전시태세 방어 및 긴급 상황 대응 능력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훈련에는 대만 해군의 구축함, 프리깃함, 호위함 등 함정 20척과 공군 F-16 전투기가 투입됐다. 대만 해군사령부는 공군과 함께 방어태세 훈련을 실시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