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서울 미세먼지 심각, 박원순은 마스크 시장”

입력 2018-04-14 09:27 수정 2018-04-14 09:33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에서 정책과 선거 전략을 두고 TV토론회를 벌였다. 오른쪽부터 우상호,박영선,박원순 예비후보. 2018.04.13.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토론회가 13일 열렸다. 박영선·우상호 예비후보는 재선 시장인 박원순 예비후보를 향해 미세먼지, 부동산 등급 등 시정(市政)은 물론 이른바 전주 발언, 대선 출마 여부 등 당내 현안까지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우선 지난 6년간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이 부실했다는 질책이 나왔다.

박영선 예비후보는 "박원순 시장 6년간 바뀐 서울 풍광 가운데 제일 (크게) 바뀐 것은 마스크 쓰고 다니는 것이다. 마스크 시장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박 시장이 두 번째 서울시장 선거때 4년간 초미세먼지 20% 줄이겠다고 했다. 결국 공약도 못 지키고 더 악화됐다"고 질타했다.

우상호 예비후보도 "대중교통 요금 무료화 정책으로 세금 150억원이 큰 실효성 없이 쓰였다"며 "시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동이라 보인다. 국민께 실수였다고 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공격했다.

박원순 예비후보는 "미세먼지를 보면 아주 심각한 날이 많았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좋아지기는 했다"고 맞섰다. 아울러 "대중교통 요금 무료화 정책은 지난해 토론회에서 시민들이 제안한 것"이라며 "이것 때문에 생산적인 토론이 벌어졌고 2부제, 등급제를 촉진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했다.

두 의원은 박 시장의 부동산 정책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강남 표심을 의식해 강남 지역에 무더기 재건축 허가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예비후보는 지난해 8·2대책 발표 후 서울시내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15건이 허가된 것과 관련해 "3선 도전을 의식해 강남표를 잡으려다 서민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유독 강남에만 허가를 해줬다. 이것은 상당한 박시장의 실정이고 잘못된 것이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예비후보도 "한곳에 열 몇 곳 (재개발·재건축 허가를) 해주면 집값이 안 뛸 수 있겠냐"며 "문재인 정부 최고 과제인 집값 안정에 혼선을 빚게 됐다. 임기 중에 강남북 격차가 해소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강북은 큰 변화가 없었다. 왜 정책이 균형있게 집행되지 않았느냐"고 캐물었다.

박원순 예비후보는 "강남 부동산값 폭등은 박근혜·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라는 미명 하에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강남북 격차 해소가 제 약속이고 엄청난 조치를 취해왔다. 재정의 90%가 강북에 갔다. 강남은 10%만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에서 정책과 선거 전략을 두고 토론회를 벌였다. 오른쪽부터 박원순, 우상호, 박영선 예비후보. 2018.04.13. 사진=뉴시스

박원순 예비후보의 대권 도전 여부, 이른바 적폐 발언 등을 둘러싼 공세도 이어졌다.

우상호 예비후보는 "시장 임기 중 대통령 선거가 진행될 경우 실제로 불출마할 것이냐"며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를 다음 대통령 선거 디딤돌로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공격했다.

아울러 "(박 예비후보는) 2017년 1월 8일 전주에 가서 '문재인 전 대표는 기득권세력을 대표하는 청산대상'이라고 했다"며 "청산대상이라고 했다면 (문 대통령과) 협력할 수 있겠느냐"고 해명을 요구했다.

박원순 예비후보는 "서울시장(후보)으로 나서면 당연히 서울시장에 올인하고 임기 끝까지 가는 것은 상식이다"며 "그런데 이것을 자꾸 의심하고 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반박했다.

다만 전주 발언에 대해서는 "제가 큰 실수를 했다. 그 당시 대선 행보를 하면서 벌어진 것인데 그 이후 실수를 통감했고 대선 출마 포기도 했다"며 "그리고 나서 문 대통령이 통 크게 받아줬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영선 예비후보는 "저와 2011년에 겨뤘을 때는 무소속이었다. 그때 당에서 입당해달라고 애타게 부탁드렸는데 한동안 입당을 안했다"며 "2014년 선거 때는 당을 멀리 하고 나홀로 선거를 했다. 무소속일 때 입당을 왜 꺼렸느냐"고 캐물었다.

박원순 예비후보는 "사실이 아니다"며 "시민사회 세력을 모아서 입당하려고 했는데 한명숙 대표가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원순 예비후보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에게 수세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스스로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안 대표와 2011년 이른바 양보 때문에 본선에 가면 입장이 약해지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당이 다르고 입장이 다른데 못하겠느냐"고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