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3일 주최한 서울시장 경선 후보자 TV토론회에서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이 예상대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한 협공을 펼쳤다.
박 의원과 우 의원은 서울 상암동 JTBC 오픈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박 시장에게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박 시장을 몰아세웠다. 박 시장은 급기야 “진짜 아픈 것만 쏙쏙 준비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시장의 대선 불출마 의사를 거듭 확인하려 했다. 박 시장의 3선 도전이 결국은 대권 도전용 ‘경력 쌓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우 의원은 “오늘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시장께서 불출마 선언을 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오후엔 ‘불출마는 아니다’라고 입장을 바꾼 언론보도가 나왔다”면서 “국민에게 소상히 진위를 말해야 한다. 임기 중에 대선이 진행될 경우 실제 불출마할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또 “캠프에서 일일이 언론사에 전화해 불출마로 해석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사실관계 확인도 요청했다.
박 시장은 확답을 피하며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임기를 끝낸다는 전제서 시작한다”고 답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당연히 서울시장에 ‘올인’하고 임기 끝까지 가는 것은 상식”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러나 “(다음 대선에) 불출마 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우 의원은 또 박 시장이 대선 전초전이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전북 전주에서 “기득권 세력을 대표하는 문재인 전 대표는 ‘청산 대상’”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박 시장은 “진짜 아픈 것만 쏙쏙 준비를 했다”며 “당시 제가 큰 실수를 했고, 그 후에 실수를 통감하며 대선 출마 포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을 청산의 대상이라고 생각했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엔 당의 독점적 상황에 대해 불만을 가졌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도 “박 시장의 재임기간 6년간 제일 바뀐 풍광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라며 서울시의 미세먼지 대책과 부동산 대책 등의 실책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박 시장이 미세먼지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공약도 못 지키고 더 악화되는 수치의 통계가 나왔다”며 “박 시장에게는 6년의 시간이 있었지만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박 시장이 강남권 등 15곳에 실질적 재건축과 재개발 허가를 하면서 문재인정부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줬다”며 서울시가 문 정부와 엇박자를 냈다고 지적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