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가좌동 화학공장에서 큰 불, 한때 주민대피문자 발송 소동

입력 2018-04-13 15:03 수정 2018-04-13 16:49

13일 인천 서구 가좌동의 한 화학공장에서 불이 나 불길이 삽시간에 번지고 있다. 인천시소방본부 제공


13일 인천 서구 가좌동 화학공장에서 불이 나 주민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소방헬기가 출동해 불을 끄고 있다. 인천시소방본부 제공



13일 오전 11시 47분쯤 인천시 서구 백범로910번길49의6(가좌동)의 이레화학 공장에서 큰불이 나 4시간여만인 오후 4시19분 불이 꺼졌다.

화학공장에서 불이 나자 이 일대의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시커먼 연기가 치솟아 암흑천지가 됐으며, 인천시와 소방당국은 한때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를 알리는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긴박한 상황에 대처했다.

불은 제조된 알코올을 용기로 옮겨 담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이레화학 공장 2개동과 인근 도금공장 6개동을 태운 뒤 2시간여만인 오후 2시쯤에야 큰 불길이 잡혔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인근 공장으로 불길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낮 12시쯤 최고 단계 경보령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인천지역 소방인력 466명과 헬기 6대, 펌프 28대, 물탱크 25대, 구조차 7대 등 장비 94대를 동원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도 화학차 등 장비 18대를 동원해 불을 끄는데 총력을 기울였으나 위험물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헬기 6대를 이용해 항공방수 및 소화약제를 집중 방수하는 방식으로 불을 껐다.

화재진압중 소방차량 1대가 불에 타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큰 불길이 잡히자 오후 2시쯤 대응2단계로 하향조정했다.

화재가 난 공장에는 위험물로 분류되는 알코올류와 제1석유류가 많아 연쇄 폭발사고가 우려돼 소방당국을 시켰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부상자 1명에 그쳤다.

부상자는 송현119안전센터장 김선태(42)소방장로 우측 발목 골절을 다쳐 응급처치후 인근 나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신고자로부터 공장에서 검은 연기가 발생한다는 119신고를 접수한 뒤 즉각 출동에 진화에 나섰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대국민 통합 상황전파메시지(CBS)를 통해 인천 서구, 남구, 중구, 부평구 주민들에게 대피안내문자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민들에게 전달된 대피령은 낮 12시28분에 인천시가 보낸 문자였다. 문자는 “13일 오는 11시47분 인천 서구 가좌동 화학공장에서 화재사고 발생, 인근 지역 주민은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어 낮 12시33분 소방본부에서도 문자를 보냈다. 문자는 “서구 가좌동 이레 화학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니 인근 주민은 안전에 주의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구인숙(55·여·인천 가좌동)씨는 “재난 문자를 2차례 받은 주민들은 서로 ‘나가지 말아라. 유독가스다’라는 문자를 보내는 등 카톡으로 정보를 교환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