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대낮에 제자들에게 술자리를 강요하고 얼차려를 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충북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21일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A교수는 자신이 가르치는 신입생 3명, 졸업생 1명과 함께 학교 인근 중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점심부터 시작된 술자리는 오후 4시까지 이어졌고 이후에는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 7시까지 술자리가 계속됐다. A교수와 학생들이 마신 술은 맥주 50여 병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술자리에 참석한 재학생 3명은 술에 취해 다른 교수의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다. A교수는 술에 취해 제자들에게 욕설을 하고 얼차려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얼차려는 ‘원산폭격’으로 전해진다. 원산폭격은 뒷짐을 진 채로 허리를 굽혀 머리를 땅에 박는 것을 말한다. 이 사실은 다른 교수들이 학생들의 출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A교수는 사건에 대해 “제자들과 술을 마신 건 사실이지만, 술자리를 강요하거나 폭언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학교 로스쿨생들은 “A교수의 원산폭격은 유명하다”며 “술자리에서뿐만 아니라 카페에서도 원산폭격은 이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A 교수를 지도교수로 모셨던 B씨는 “원산폭격 내용은 사실이나 강압적인 것은 아니다”며 A 교수의 입장을 전달했다. B씨는 “평소 교수님은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시고 특별한 관계를 좋아하셨다”며 “나쁜 뜻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충북대학교 로스쿨생 등은 “A교수가 다른 술자리에서 학생들에게 술값 대납과 대리운전도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사실이나 그만큼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많이 사주시고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신다”고 밝혔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C씨는 “이번 충북대 사건은 로스쿨 내 교수 학생관계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C씨는 “아무래도 그냥 학교도 아니고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학점부여는 막강한 권한이다”며 “학점이 고학점이어야 검찰과 법원을 지원할 수 있는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교수님들에게 잘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교수님들이 학점을 주진 않지만 ‘레퍼런스 체크’가 교수님들에게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기 주장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레퍼런스 체크란 입사 전형시 실시하는 평판 확인을 말한다.
한편 충북대 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술자리 강요 등 제기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A교수를 중징계할 방침이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