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어떻게 달라졌나…오클랜드 강타선 압도

입력 2018-04-11 14:37 수정 2018-04-11 14:44
역투하는 류현진_AP뉴시스

류현진이 우려를 씻고 오클랜드 타선을 잠재웠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79까지 떨어졌다. 다저스가 8회까지 4-0으로 앞서고 있어 승리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최근 시즌 첫 등판 부진(3.2이닝 3실점)에 로테이션 일정까지 꼬여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더욱이 오클랜드 타선은 최근 흐름이 좋았다.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중 팀타율 6위(0.253)를 기록하고 있었다.


류현진은 오클랜드 타선을 어떻게 잠재웠을까.

◆ 결국은 제구력이다

류현진은 지난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정규시즌 첫 등판 이후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경기가 꼬였다”고 밝혔다. 직구는 높았고 변화구는 원하는 각도로 떨어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이닝당 볼의 개수가 많아졌고 타자와의 싸움에서 주도권을 뺏겼다. 결국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하지만 오클랜드전은 달랐다. 낮고 정확하게 포수미트에 꽂히는 직구는 류현진의 컨디션을 실감케 했다. 이날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이를 증명한다. 류현진은 오클랜드 타선과의 승부에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70%(14/20)를 기록했다. 지난 애리조나전의 경우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55%(11/20)였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하게 되니 타자와의 승부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었다.

◆ 춤추는 커터

류현진의 직구가 안정되자 커터의 위력은 배가 됐다. 이날 류현진의 탈삼진 8개중 4개는 커터가 결정구였다. 우타자 상대로 날카롭게 들어가는 커터에 오클랜드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휘둘렀다. 포수 오스틴 반스와의 호흡도 돋보였다. 시즌 첫 호흡을 맞췄지만 빠른 승부위주의 볼배합으로 오클랜드 타선을 요리했다. 이날 류현진이 상대한 오클랜드 타자중 류현진의 공을 7개이상 던지게 한 타자는 채프먼(7구), 머나야(7구) 밖에 없었다.

류현진의 호투_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캡쳐

커터와 더불어 체인지업과 커브도 좋았다. 류현진의 투구 내용을 살펴보면 직구를 포함한 네 가지 구종으로 모두 헛스윙을 유도했다. 패스트볼, 커터로 각각 3개를 유도했고, 체인지업으로 2개, 커브로는 1개를 잡았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완벽한 상태이다 보니 타자들의 배트에 맞아도 대부분 평범한 타구로 처리됐다. 오클랜드 타자들은 거의 강한 타구를 만들지 못했고 유일한 안타였던 스티븐 피스코티의 안타도 코스가 좋았을 뿐 타구 자체는 강하지 않았다.

◆ 타자 류현진

류현진은 동산고등학교 4번 타자 출신이다. 어릴적부터 투타 모두 재능을 뽐낸 선수다. 타석에서 류현진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오클랜드 선발 머나야를 상대로 2회말 첫 타석에서 7구 접전끝에 볼넷을 골라 시즌 첫 출루를 기록했다. 4회말 2사 1루에서 상대 머나야가 던진 몸쪽 142㎞짜리 포심을 잡아당겨 좌전 안타도 기록했다.

시즌 두 번째 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한 류현진은 방어율을 2.79(종전 7.36)로 크게 낮췄다. 로테이션대로라면 오는 17일 샌디에이고와 원정경기에 세 번째 등판한다. 류현진은 샌디에이고의 ‘천적’으로 불린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