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휘관의 갑질 논란으로 지난해 폐지된 공관병 자리 일부가 '공관 부사관'으로 대체돼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김학용 국방위원장(자유한국당)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육·해·공군 공관병 대체인력 운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해 9월 30일부로 공관병 제도를 폐지하고, 육군 4성 장군 5명의 공관에만 1명씩 대체인력을 배치해 운영 중이다.
육군참모총장과 제2작전사령관, 제3군사령관의 공관에는 대체인력으로 부사관 3명이 선발돼 배치됐고, 제1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부사령관 공관에는 군무원(2명)이 채용돼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육군의 경우, 육군참모총장과 2작전사령관, 3군작전사령관 등 공관에 부사관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조리시험을 치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국방부가 박찬주 전 육군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을 조사할 당시, 박 대장의 부인이 공관병의 요리 실력을 탓한 것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지휘관의 부대지휘 여건 보장과 공식행사 등을 고려, 4성 장군 8명 및 해병대 사령관 공관에 대해총 9명의 공관 조리담당으로 군무원 또는 부사관을 편성했다"며 "일부 공관 조리담당 인력을 부사관으로 보직한 것은 군무원 채용선발시 적합한 인원이 부족한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국방부는 지속적으로 군무원을 선발하여 보직해 나갈 예정"이라며 "육군의 조리부사관 선발시 조리시험을 실시한 것은 조리 실력을 확인하기 위한 선발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해군의 경우에는 공관병 폐지 후 상황·시설 관리병 제도를 신설하고, 해군참모총장, 해군참모차장, 해군작전사령관 공관에 1명씩 배치했다.
그러나 공관에 상주시키지 않고 출퇴근을 시키고 있다는 점만 바뀌었을 뿐 역할은 기존 공관병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김 위원장은 밝혔다.
국방부는 "해군의 상황·시설 관리병은 출퇴근식으로 일과중에만 운영한다"며 "공관 기능유지를 위해 시설관리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공관병 폐지 이후 대체인력을 선발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형적인 눈가리고 아웅식 땜질처방"이라며 "송영무 국방장관은 모든 지휘관 공관에 근무하는 병력을 철수하고 민간인력으로 대체하라고 했지만, 실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