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료 오류’ 반박 “靑 발표·국회 제출 달랐다”

입력 2018-04-11 13:59
이하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헌법 개정안을 두고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와 설전을 벌였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토론 소감을 SNS에 밝혔다. 나 의원은 2가지 사실을 다시 깨닫거나 새로 발견했다며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 있는 대통령 개헌안”이라고 비판했다.

11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선 유 작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 의원, 장영수 고려대 법과대학 교수가 출연해 대통령제와 책임총리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유 작가와 박 의원은 대통령제를 옹호하고 나 의원과 장 교수는 이를 반박하는 입장이었다. 나 의원은 녹화가 끝난 뒤 페이스북에 “개헌이 필요하지만 졸속개헌, 사회주의 개헌은 반대”라며 “여당이 헌법 개정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100분 토론' 녹화 장면. 당일 녹화해 방송한다.


나 의원은 이어 “다시 깨달은 것이 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헌법 개정안에서 인사권, 예산권, 법률제출권 중 실질적으로 내려놓은 것이 전혀 없다”면서 “결국 제왕적 대통령제는 그대로 두고 사회주의적 헌법으로 운용될 수 있는 부분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또 “녹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며 청와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개헌안과 닷새 뒤 국회에 제출한 서류를 비교했다. 첫 번째 문서에 따르면 토지공개념을 다룬 제128조 제2항 어디에도 ‘법률로서’라는 문구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두 번째 문서에서 추가됐다. 나 의원은 “대통령 개헌안이 얼마나 졸속으로 만들어졌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개헌안과 국회에 제출한 것을 비교한 사진.

나 의원 측은 첫 번째 자료를 준비해 토론에 임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이는 장 교수가 토지공개념을 법률로 제한하는 내용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드러났다. 유 작가는 자신이 다운받은 청와대 PDF에 ‘법률’이라는 단어가 나온다고 했고, 나 의원은 “나도 직원이 다운받아줬는데 (없다)”라고 말했다. 방청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오자 나 의원은 급히 수습에 들어갔지만 당황한 듯 살짝 웃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