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페이스북 개인 정보 유출 사태와 러시아의 개선 개입 등에 대해 해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이날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의 합동 청문회에 출석해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의원들은 페이스북의 대처와 정책 문제 등을 거론하며 5시간 동안 질의를 이어갔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사태가 '큰 실수' 였음을 인정하면서도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광고주들에게 판매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무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광고 기반의 현행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이상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으로 창업했지만 프라이버시를 충분하게 보호하지 못했다"며 "이는 모두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 사태에 대해서도 "우리의 책임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그러면서 페이스북이 이번 사태로 확인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도구를 만드는 것 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도구가 좋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확신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생태계(페이스북 게시글)를 감시하는데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저커버스의 CEO의 의회 출석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정보가 데이터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를 통해 유출된 사건 이후 3주 만에 이뤄졌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케임브리지 대학의 알렉산드르 코건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디스 이즈 유어 디지털 라이프'라는 성향분석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한 뒤 이를 CA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CA는 이들 페이스북 이용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성향을 분석한 뒤 그 결과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 대선 캠프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원들은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데 실패했다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폐이스북은 정보 유출 등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회피했다"며 "페이스북은 부주의했고 신중하지도 못했다"고 질타했다.
딕 더빈 상원의원(민주·일리노이)은 "모든 사람은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페이스북을 사용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생활을 포기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척 그레슬리 상무위원장(공화·아이오와)은 "현상 유지는 더이상 필요 없다"며 "의회는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수십억명의 소비자들이 투명성에 대한 확신을 갖을 수 있도록 사생활 보호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저커버그 CEO는 과도한 규제는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기업들이 혁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중국에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광고가 기반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가 데이터를 광고주들에게 판매한다는 오해가 있다"며 "광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무료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사람들을 연결하기'라는 우리의 사명과 가장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