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미투, 모델 미즈하라 키코 “여성은 성적 도구가 아니다”

입력 2018-04-11 09:23
사진=미즈하라 키코 인스타그램(@i_am_kiko)

일본 유명 모델 미즈하라 키코가 ‘미투’(#MeToo) 운동에 참여하면서 바다 넘어 일본에서도 미투 운동이 확산될 조짐이다.

미즈하라는 지난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고백했던 모델 카오리의 글을 공유한 뒤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카오리가 오랫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며 “모델은 물건이 아니다. 여성은 성적인 도구가 아니다. 모두가 같은 인간이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 “아라키씨, 당신에게 여자는 도대체 무엇이냐”며 “왜 오랜 기간에 걸쳐 당신의 뮤즈였던 카오리 씨를 정신적으로 몰아갔어야만 했느냐. 물론 정신적으로 몰아가고 있었던 일조차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미즈하라 역시 20대 초반 자신이 겪었던 피해 기억을 밝혔다. 상반신 누드 광고 촬영 때 광고주 업체 임원 20여명이 예고도 없이 촬영장을 방문하면서 원치 않게 알몸을 노출하게 됐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해당 글은 10일 오후 삭제된 상태다.

미즈하라의 글은 지난 1일 카오리에 이은 일본 모델계 두 번째 미투 고백이다. 카오리는 블로그에 글을 올려 유명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의 모델로 활동하던 시기(2001~2006년), 그에게 누드 촬영을 강요당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일부 누드 사진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단 출판됐으며 작품 촬영을 이유로 많은 사람 앞에서 민망한 자세를 취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또 카오리는 폭로 글 마지막에 “왜곡된 상황이 있다 보면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어떤 일을 하던 중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든 의심, 생각을 그 사람에게 바로 말해라. (그래야) 서로서로 존중하고 발전하는 세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오리가 피해를 보았다고 지목한 아라키 노부요시는 일본 광고업계에서 유명한 사진작가로 파리, 런던, 뉴욕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아라키는 카오리의 폭로에 대해 아직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