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는 2017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85명, 살인미수 등으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103명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여성의전화 분석결과 피해여성의 자녀나 부모, 친구 등 주변인이 중상을 입거나 생명을 잃은 경우도 최소 55명에 달했다.
이는 언론에 보도된 최소한의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로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사건을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되는 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연령은 40대가 24%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20%, 20대 18%, 30대 1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데이트관계의 남성에 의한 살인범죄의 연령대별 피해여성의 수는 20대와 40대가 각각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30대가 21명, 50대가 17명, 10대가 6명, 60대가 3명으로 나타났다.
데이트폭력은 주로 20∼30대에서 발생한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로는 40∼50대에서도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피해자의 자녀와 부모, 현재 파트너, 이웃 등 주변인 55명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했다. 특히 방화를 동반한 범죄로 인한 이웃주민의 피해, 피해자의 일터나 길거리 등 공공장소에서 발생한 폭력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시민이 흉기에 찔리는 등 이웃의 피해가 많았다.
친밀한 파트너에 의한 여성에 대한 폭력은 피해자의 범위, 범죄 발생장소와 수법 등을 보았을 때, 공·사 공간을 아우르는 생활영역에서 발생하며 피해자와 생활상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은 물론, 무관한 사람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범죄로 파악됐다.
여성들은 “가해자들이 말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이유들에 대해 ‘그것은 변명조차 될 수 없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책임을 묻는 사회를 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분노의 게이지: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 통계 분석’은 한국여성의전화 홈페이지(http://hotline.or.kr/board_statistics/37289)에서도 볼 수 있다.
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