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9대 국회 임기 만료를 앞둔 2016년 5월 유럽 출장을 가면서 정치후원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으며, 초고속 승진 논란이 일었던 여비서와 동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 원장은 “정치자금 사용 여부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사전 문의했고,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여비서와 정치자금 땡처리용 외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원장은 19대 국회가 끝나는 2016년 5월 20일부터 27일까지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으로 외유를 다녀온 것이 확인됐다”며 “출장비는 김 원장의 정치후원금으로 지불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 2016년 5월 31일을 불과 며칠 남겨놓고 유럽 외유를 나가 항공료와 호텔비, 차량 렌트비로 쓴 것은 국고로 반납해야 할 정치자금을 삥땅치는 땡처리 외유”라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2015년 5월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원장의 미국 유럽 출장에 동행한 후 인턴에서 7급 비서로 초고속 승진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김모씨가 이 유럽 출장에도 동행했다고 부연했다.
김 원내대표는 “현재까지 확인된 공식일정은 5월 20일 산업은행 프랑크푸르트 사무소에서 독일 정책금융기관 퇴직임원과의 면담이 전부”라며 “김 원장 요청으로 산업은행이 면담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또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정에서는 프랑크푸르트 총영사 측으로부터 의전도 받았다”며 갑질 의혹도 제기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각각 뇌물죄와 직권남용죄 등의 혐의로 김 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조목조목 반박한 김기식
김 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제기된 의혹들을 반박했다. 김 원장은 “해외 출장 이전 선관위에서 정치자금을 사용해 진행해도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듣고 실시했다”며 “출장 결과는 19대 국회 정치자금 회계보고서를 통해 신고했다”고 해명했다.
김씨 동행에 대해서도 “수차례 언급했듯 해당 비서는 행정의전 비서가 아닌 정책연구를 담당하는 비서”라며 “출장 과제를 기획‧준비했기 때문에 동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원장은 또 “19대 국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의정 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차원에서 주요 정책적 관심과제였던 통합 정책금융기관 및 사회적 합의 모델 구축방안 연구 차원이었다”며 외유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통합 정책금융기관 관련 산업은행은 독일 정책금융기관 KFW 관련 인사와의 면담만 주선했고, 출장 관련 비용은 본인이 부담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조국 민정수석이 6~9일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 제기 내용을 확인했다”며 “해외출장 건들은 모두 공적인 목적으로 이뤄졌고,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이나 그렇다고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 내렸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