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확정된다면 삼성도 비가역적(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 YTN라디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삼성 지배구조 개선의 가장 핵심은 삼성생명, 즉 보험계열사 고객 돈을 이용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금산분리 문제”라며 “(삼성으로서는) 사실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 스스로 합리적인 방향을 시장에 제시할 필요가 있고 정부도 이를 유도하기 위한 법 제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삼성이 ‘데드라인’을 넘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위해 노력했고 최근에는 순환출자 해소 계획도 발표했다”며 삼성의 노력을 인정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의 자율적 개혁의 ‘데드라인’으로 못 박았던 3월 말이 지났다는 질문에 “데드라인을 연장할 필요는 없고 이달 말이나 5월 초에 기업 경영인을 다시 만나 그동안 진행 상황을 듣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벌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면서 앞으로 지속 가능한 지배구조를 위해 정부와 재계가 어떤 측면에서 함께 노력해야 하는지 대화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 국회에 제출할 공정거래법 개편안에도 그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업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등장한 점에 대해 “한국의 자본 시장은 이미 개방돼 엘리엇과 같은 다양한 성격의 투자자가 국내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이를 전제로 우리 기업이 지배구조 개편방향을 마련해야 하고 이미 충분히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