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창피하고 참담해서…”
삼성증권 구성훈 대표이사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사과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이렇게 말하며 끝을 흐렸다. 그는 “금요일에 고객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를 했고 일요일에 제 명의로 사과 말씀을 드렸는데, 저희도 워낙 수습에 정신이 없어서 일부 놓친 점이 있는 것 같고, 그 부분을 저희가 어제 지적을 받았습니다. 저희 본의는 그런 것이 아니고 워낙 창피하고 참담하여서…”라고 했다.
구 대표는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감독원장 주재로 진행된 ‘증권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났다. ‘팻핑거’와 ‘유령주식’ 사태가 직원의 문제인지, 시스템의 문제인지를 묻자 “기본적으로 두 가지 다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람이 하는 실수는 일어날 수 있지만 그것에 대비해 시스템을 보다 완벽하게 하지 못한 잘못도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과거에도 유령주식이 발행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런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어떤 부분이 있는지는 저희도 모르고 감독당국 조사도 같이 진행돼야 할 부분이 있다"며 "내부 조사 결과만 가지고 확정적으로 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는 조속히 피해자 보상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늘 간담회에서 금감원장이 제일 처음 해야 할 것이 피해자 구제와 관련된 사항이라고 했다. 일요일에 대책반을 구성했고, 어제부터 피해자 보상 접수를 개시했다. 관련된 절차나 규정에 관해서는 기본적인 것은 준비했고, 감독당국과 협의해 최종안을 빠른 시간 내에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관련 시한을 정한 것은 없다. 신청하면 하는 대로 받도록 하겠다"며 "법리적인 것을 떠나 심려를 끼친 게 많으므로 가능한 신속하게 피해자 입장에서 보상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상 시점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고, 관련해서도 최종안을 내놓기 전에 감독당국과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 빠르면 오늘 내일 안으로 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정해지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 구성훈 대표 일문일답
Q. 투자자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입장은?
A. 저희 고객, 투자자분들은 물론이고 국민여러분들까지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Q. 피해 투자자 보상 시기과 기준 등 가이드라인은?
A. 오늘 간담회에서 원장님께서 제일 처음 해야 할 것들이 피해자 구제와 관련된 보상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희 회사도 지난 월요일 투자자 피해구제 전담반을 구성했고, 피해자 보상접수를 개시했습니다. 그래서 관련된 절차나 규정에 관해서는 기본적인 것들은 저희가 준비를 했고, 감독당국과 협의해서 최종안을 빠른 시간 내에 마련을 할 것입니다. 특히, 피해자 관련 보상 관련해서 시한을 정한 것은 없습니다. 신청을 하시면 하시는 대로 저희가 받도록 하겠고, 특히 원장님께서 강조하셨지만 법률적인 것을 떠나서 저희가 워낙에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신속하게 피해자 입장에서 보상하도록 하겠습니다.
Q. 투자자들의 정확한 피해 시점을 어떻게 볼 것인지?
A. 지금 저희가 내부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고, 그건 관련해서도 저희가 최종안을 내놓기 전에 감독 당국과 협의가 진행 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이라도 관련해서 저희가 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고, 정해지는 대로 여러분들께 발표 하도록 하겠습니다.
Q. 일부 선물거래 의혹이 있고 결제일 이전에도 매도담보대출을 했을 경우에는 실제로 돈이 빠지는 그런 상황이 있다고 한다. 이런 의혹에 대한 입장은?
A. 그 부분은 지금 저희의 내부조사뿐만 아니고 감독원, 금융위가 같이 동시에 조사를 하고 있어서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금융감독원에서 경영진과 회사의 사과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는데...
A. 금요일에 고객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를 했고, 일요일날 제 명의로 사과 말씀을 드렸는데, 저희도 워낙 수습에 정신이 없어서 일부 놓친 점이 있는 것 같고, 그 부분을 저희가 어제 면담시에 지적을 받았습니다. 저희 본의는 그런 것이 아니고 워낙 창피하고 참담하여서... 경영진 포함해서 회사자체의 사과까지 당연히 포함이 되어있다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후속조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것 아닌가?
A. 가능한 빨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간담회 과정에서도 몇 차례 말씀이 계셨고, 그 부분은 저희가 진행되는 대로 빨리 하겠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감독당국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저희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Q. 16명 중에서 거래금지 공지 이전에 판 직원도 징계 대상인가?
A. 당연합니다.
Q. 예전에도 유령주식을 발행한거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그 부분은 확실하게 아니라 할 수 잇는지?
A. 현재까지 저희가 내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런 적은 없습니다. 다만, 저희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어떤 부분이 있는지는 저희도 모르고, 외부 감독당국의 조사가 같이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는 저희 내부 조사결과만 가지고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Q. 이번 사안은 직원의 문제인가, 시스템의 문제인가?
A. 저희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하는 실수라는 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그것에 대비해서 시스템을 보다 더 완벽하게 해야되는 데 그런 부분도 잘못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금감원장이 언급한 '상식적인 의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 부분은 저희 회사가 알고 있는 정보로 파악한 잘못 외에, 혹시 저희가 점검한 저희 회사 수준을 넘어서 뭔가 잘못된 거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인 듯 하고,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감독당국에서 점검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