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의원이던 2015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으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당시 동행했던 비서 김모씨가 인턴 신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씨는 김 원장이 의원이던 2012년 6월부터 2개월간, 2015년 1월부터 6개월간 김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의원실 인턴은 계약직 보좌 직원으로 통상 상임위원회 정책 및 의정활동 관련 업무를 맡는다.
하지만 김씨는 인턴 신분일 때 김 원장과 2015년 5월 KIEP가 출장 비용 전액을 낸 미국·유럽 출장에 다녀왔다. 이후 김씨는 같은 해 6월 18일 김 의원실 9급 비서로 채용됐고, 9개월 후인 2016년 2월 10일 7급 비서로 승진했다.
김 원장은 ‘황제 외유 출장’ 의혹이 불거지자 8일 해명자료를 내고 “공적인 목적으로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출장을 다녀왔을 뿐 해당 기관에 특혜를 준 사실은 없다”면서 “출장에 동행한 사람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총괄하는 정책비서”라고 밝혔다. 당시 여비서의 신분이 인턴이었다는 정치권의 주장과 엇갈리는 부분이다.
여야는 김 원장의 황제 외유 의혹을 두고 날 선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9일 당 회의에서 “정책 보좌를 위해 엄연한 교육생인 인턴을 데리고 간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 출장 이후 이 인턴은 9급 비서로 국회사무처에 등록되고 6개월만에 7급 비서로 승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김 원장은 평소 소신 있고 깐깐한 원칙주의자”라며 “혜택은커녕 불이익을 줬는데 이를 로비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두둔했다. 이어 “김 원장 본인이 의혹을 소명했고 우리도 확인했다. 야당이 정치공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를 묵과하지 않겠다. 김 원장의 취임을 불편해하던 이들이 그를 낙마시키고 금융시장 개혁을 좌초시키려는 의도를 의심케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