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변인, 조선일보 김기식 보도 “상도의 어긋나”

입력 2018-04-09 12:20

‘KIEP의 실패한 로비’

청와대는 9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 시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예산으로 미국·유럽 출장을 다녀온 것을 ‘KIEP의 실패한 로비’라고 쓴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선일보가) 내가 한 얘기로 신문 1면 톱을 썼는데 ‘기사 쓸 게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실패한 로비라는 표현은 부적절했다고 설명을 했는데도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소한 대변인이 배경 브리핑에서 자유스럽게 한 말을 물고 늘어지면서 기사를 쓰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7일 김 원장 외유 의혹이 불거졌을 때 ‘KIEP의 실패한 로비’라고 규정했다가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다며 해명한 바 있다. ‘의전 차원’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보도를 두고, 김 원장의 출장을 설사 로비를 목적으로 했다 할지라도 실패한 게 아니냐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는 의미다.

김 대변인은 구재회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부설 한미연구소(USKI) 소장 교체에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보도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김 원장이 의원 시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측 요청에 따라 미국과 유럽의 현장답사를 다녀왔지만, 관련 예산이 삭감되고 유럽지부 신설이 좌절됐다”면서 “어떻게 보면 KIEP 측으로서는 ‘실패한 로비’”라고 규정한 바 있다.

또, 구재회 소장 교체를 요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일표 청와대 선임행정관 부인이 지난해 3월 한미연구소로 국비 연수를 다녀왔고, 이 과정에서 홍 행정관이 구 소장과 통화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지난 토요일에 썼던 내용의 핵심을 살짝 돌려 다시 썼다”면서 “사실상 똑같은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행정관 부인은 지난해 1월 국장으로 승진하면서 정당하게 국가비용으로 연수를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