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다 주먹”…멕시코 시민들 경찰서 유치장 습격해 용의자 처형

입력 2018-04-09 10:50
교도소(사건과 무관)_게티이미지

멕시코 중부에서 성난 시민들이 유치장에 감금된 도둑 용의자들을 끌어낸 뒤 즉결 처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일간 밀레니오 등 현지언론은 “멕시코 중부 푸에블라 주 에우알테펙 마을에서 시민들이 견인 트레일러 절도 용의자 4명을 폭행해 죽였다”고 밝혔다.

분노에 찬 시민 200여 명이 용의자들이 수감된 경찰서 유치장에 불을 지른 뒤 용의자들을 강제로 끌어내 집단폭행을 한 것이다. 경찰은 시민들을 막기 위해 병력을 보냈으나 용의자들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멕시코에서는 마약 범죄,살인 등 악성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해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공권력을 신뢰하지 않고 시골 주민들 자체적으로 조직한 자경단이 주로 활동한다. 문제는 자경단원들이 법의 심판을 신뢰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 범죄 용의자들을 즉결 심판하는 일이 반복해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컨설팅 회사 소속 여론조사원 3명이 2016년 도둑으로 오인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여론조사원 3명은 진범이 아니었으나 멕시코 동남부 센트라 마을에서 감금된 채 시민들에게 구타를 당하다가 경찰에 구출됐다.

앞서 2015년 10월에는 멕시코 남동부 한 시골 마을에서 주민들이 멕시코인들이 즐겨 먹는 토르티야 소비와 관련된 설문을 하던 여론조사원 2명을 성희롱범으로 오인해 죽이고 시신을 불 태우기도 했다. 당시 주민들은 피해자들이 마을 여성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여성은 사건 이후에 여론조사원들을 만나지도 않았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