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뻘에 폭행당해 갈비뼈가 부러진 60대 택시기사가 “운전자가 나중에 전화 와서 자신이 전과 10범이라 도망갔다”며 말했다고 밝혔다.
라디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택시기사 이강훈 씨는 9일 “운전자에게 왜 도망갔냐고 물으니 자신이 폭력 전과 10범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피해야 했다”며 “그냥 도망간 것이 아니고 자기 동료한테 차 번호를 가르쳐주고 갔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운전자는 정작 경찰에게는 “여자친구와 만나기로 해서 급히 갔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고급 외제차량에 의해 접촉사고를 당한 60대 택시기사가 가해 차량 동승자로부터 무자비하게 폭행당해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택시기사 이강훈씨는 운전자와 동승자에게서 술 냄새를 맡았고 경찰에 이를 신고하려 했다. 하지만 운전자는 차를 타고 도망쳤고 남은 동승자는 택시기사 이 씨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폭행을 당하면서도 이 씨는 도망간 차량을 경찰에 신고해 차 번호까지 불러주었다.
이씨가 더욱 분노한 것은 경찰의 대응이다. 이 씨는 “22일날 경찰이 전화가 와서 이 차 번호가 맞습니까”라고 물었다며 이후 “25일날 전화가 다시와서 담당 조사관이 이 차량이 무슨 차량입니까”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 씨는 “도대체 사고난지가 언젠데 아직도 차량추적을 못 하고 있냐”며 경찰을 비판했다. 이어 “3일이 지났는데 경찰이 차량을 저한테 확인하시냐”며 “음주로인한 폭행인데 초동수사를 이렇게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가해자인 운전자와 동승자는 이씨에게 “사과를 하러 병원에 찾아오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씨는 “음주를 해서 다쳤는데 경찰이 사건처리는 정작 운전자는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동승자는 상해 혐의로 입건했다”며 “나는 많이 맞아서 억울한데 정작 가해자들은 음주한 사실이 없다고 우기니 너무 억울하다”며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밝혔다.
다음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전문이다.
주말 사이에 60대 택시기사가 접촉사고를 당합니다. 그런데요. 가해자와 합의를 거부하자 가해 차에 타고 있던 남성들이 폭행을 시작하고 결국은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이 택시기사가 다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공분을 샀습니다. 게다가 경찰의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요.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가해차는 현장을 떠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저 사람들의 음주가 의심된다라는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그 가해차를 바로 추적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음주사고를 내고도 현장을 떠나면 음주 처벌은 면하게 되는 건가? 이런 의문들이 들게 되는 거죠. 그래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겁니다. 어제 하루 종일 화제가 됐던 이른바 벤츠 폭행 사건. 이 사건의 피해 당사자 이강훈 씨를 연결해 보죠.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강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전치 4주 진단 받으셨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디어디 다치신 거예요?
◆ 이강훈> 7번 늑골이 골절되고요. 그리고 얼굴, 머리는 타박상이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입원하신 거예요, 지금?
◆ 이강훈> 네.
◇ 김현정> 그렇군요. 사고가 난 건 지난달 22일 새벽. 한 골목에 정차를 하고 있었는데 벌어진 일이라고요?
◆ 이강훈> 네. 주차하고 있는데 벤츠 차가 와서 후진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좀 빼줬습니다. 그런데 그냥 와서 받은 거예요. 나가니까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면서 계좌번호를 주시라고 제가 알아서 다 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술냄새가 팍 나는 거예요.
◇ 김현정> 계좌번호 주세요, 죄송합니다라고 하는데 술냄새가 그냥 단번에 확 나던가요?
◆ 이강훈> 예, 예. 그래서 좀 가다가 다른 2차 피해 사고가 나고 그러면 안 되잖아요.
◇ 김현정> 당연하죠, 당연하죠.
◆ 이강훈> 그래서 제가 안 줬어요. 그리고 이건 법인택시나 제 마음대로 통장에서 합의를 보고 그럴 상황이 아닙니다. 제가 그걸 계좌번호를 안 주니까 제가 음주운전했다고 본인이 간접 고백을 한 거예요. 저한테 대리를 불렀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술냄새만 난 게 아니라 우리 기사님한테 지금 대리 부른 상태예요라는 말도 했어요?
◆ 이강훈> 네.
◇ 김현정> 술 먹은 건 확실한 상황. 그럼 바로 신고를 하시지 거기서 좀 주저주저하신 거예요?
◆ 이강훈> 신고를 하려고 하는데 신고 하네 하면서 일행이 머리채를 잡고 때린 겁니다.
◇ 김현정> 신고하려고 핸드폰 누르려고 하니까 동영상에 이게 다 잡혔기 때문에 그 블랙박스 영상을 제가 봤습니다마는 보니까 그러니까 머리채를 정말 잡히시더라고요.
◆ 이강훈> 2명인데 음주한 사람이 말린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 이강훈> 신고 하려고 해서 때리니까 말리다가 내가 맞으면서도 자꾸 신고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말리다가 말고 도망간 겁니다.
◇ 김현정> 그래서 신고를 그 머리채 잡히고 맞는 와중에 하셨어요.
◆ 이강훈> 네, 신고를 했어요.
◇ 김현정> 그러자 운전자만 도망을 갔어요.
◆ 이강훈> 네, 운전자만 도망을 간 거예요. 신고 음주하고 차가 도망갑니다. 차 넘버를 제 불러줬어요.
◇ 김현정> 신고를 하면서 차 넘버까지 차 번호까지 다 불러주셨어요. 지금 그 운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자친구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급히 간 것 뿐이다. 나 음주 때문에 도망간 건 아니다 이렇게 말하는데.
◆ 이강훈> 그 후로 저한테 와서는 왜 도망갔냐고 그러니까 자기가 폭력 전과 10범이랍니다. 그래서 거기에 휩쓸리면 안 될 것 같다서 자리를 피하고 그리고 그냥 도망간 것도 아니고 자기 동료한테 차 번호를 가르쳐주고 그렇게 했다고 하는데 제가 그럴 사이도 없이 그냥 도망갔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경찰이나 언론에 얘기하기로는 여자친구와 만나기로 해서 급히 갔다라고 하는데 나중에 기사님한테는 합의를 시도하면서 내가 폭력 전과 10범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갔다고 얘기를 했다고요?
◆ 이강훈> 네, 저 혼자 들은 게 아니고 저희 동료가 와서 같이 들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이강훈> 병원에 와서.
◇ 김현정> 지금 핵심은 뭐냐 하면 그렇게 해서 경찰이 신고를 받고 도착을 했잖아요. 경찰이 왔을 때 선생님께서 그 술 먹은 차가 지금 도망갔다라는 얘기를 하셨죠?
◆ 이강훈> 네, 그렇죠.
◇ 김현정> 음주를 한 차가 현장을 떠났어요. 그걸 경찰한테 말했으면 경찰이 그 차를 바로 추적을 해야 되는데 지금 추적을 안 하고 그냥 뒀다는 거잖아요.
◆ 이강훈> 네.
◇ 김현정> 며칠 만에 그 차, 그 운전자는 조사한 겁니까, 그러면?
◆ 이강훈> 22일날 한 10시 몇 분 경에 전화가 왔어요, 오전. 이 차 넘버가 맞습니까 그래서 도망갈 때 112 신고하면서 그 신고한 그 넘버, 번호가 맞을 겁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때까지도 그걸 안 한 거예요. 그리고 25일 날 전화가 왔어요. 담당 조사관한테. 이 차량이 무슨 차량입니까? 저한테 이렇게 전화가 온 거예요.
◇ 김현정> 25일이요? 사고 난 게 22일 새벽인데 25일에.
◆ 이강훈> 차량이 무슨 차량입니까?
◇ 김현정> 무슨 차량입니까?
◆ 이강훈> 그래서 제가 얼른 보기에는 벤츠 차량 같습니다. 얘기를 하고 나서 보니까 화가 나는 거예요. 아니, 이제서 3일이 지났는데 차량을 저한테 확인하시냐고. 일단은 음주인데 초동수사를 이렇게 하시냐고 제가 막 항의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이제 화가 나서 언론에 지금 뒤늦게 제보를 하셨다는 말씀이에요. 그러면 전 또 하나 이해 안 가는 게 그 운전자는 경찰에 신고를 하자마자 바로 도주를 했는데 남은 남성들은 왜 또 남아서 선생님을 10분여 동안 폭행합니까?
◆ 이강훈> 그러니까 사정없이 그냥 때린 거예요.
◇ 김현정> 그냥 사정없이.
◆ 이강훈> 네, 그래서 저는 도망갈까봐 또 잡고 막 있었죠.
◇ 김현정> 맞으면서 잡고 계셨군요. 이 사람마저 도망가버릴까봐.
◆ 이강훈> 네.
◇ 김현정> 그러다가 한 몇 분 정도 폭행 당하신 거예요?
◆ 이강훈> 한 10분 이상 한 것 같은데.
◇ 김현정> 10분 이상. 여러분 보시면 알겠지만 무차별적으로 그냥 맞으시던데 합의를 시도해 왔다고요, 그 가해 차량이.
◆ 이강훈> 29일날인가 전화가 왔어요. 차주한테.
◇ 김현정> 음주운전 했다고 보이는 그 차주.
◆ 이강훈> 네, 차주한테 죄송하다고 그러면서 폭행한 그 동료하고 찾아뵙겠다고 그래서 제가 오지 말라고 그랬어요. 그때도 화가 안 풀렸으니까.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오겠다는 거예요.
◇ 김현정> 그래서 합의 안 보겠다고 하신 거예요. 그런데 지금 일각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오냐 하면 애초에 그 접촉사고가 나자마자 현장에서 우리 기사님이 합의금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요구를 하는 바람에 시비가 붙었다 뭐 이런 얘기를 아마 가해자 측에서 나오는 얘기인데 그냥 소문이 도는 건지 막 돌고 있습니다. 그러셨어요?
◆ 이강훈> 저는 돈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도 돈 얘기를 하지 않았고. 얼마를 준다, 제가 얼마를 달라.
◇ 김현정> 돈 얘기는 일절 없었다.
◆ 이강훈> 네, 병원에 있는데 온다고 그러길래 돈으로 해결하려면 5000만 원 가지고 와라. 이렇게 얘기한 적 있어도 현장에서는 돈 얘기도 하지 않았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자꾸 합의 보자고 그래서 나는 합의 볼 생각 없다고 하면서 그러려면 5000만 원 가져오라고 나중에 얘기한 적은 있지만. 아이고, 지금 뭐 이거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엄청난 폭행을 당하시고 병원에 일도 못 하고 누워계시고 여러 가지로 상황이 그렇게 됐는데 어떤 부분이 제일 억울하세요? 세상에 호소하고 싶어서 이렇게 언론에 제보하셨습니까?
◆ 이강훈> 음주를 해서 다쳤는데 일방적으로 이게 맞아서 경찰에서 초동수사를 안 해서 그 사람은 도망가고 저는 많이 맞아서 억울했는데 본인들은 와서 나는 죄가 없다. 음주한 사실이 없다. 이렇게 찾아왔을 때 너무 억울한 거예요.
◇ 김현정> 너무 억울하다.
◆ 이강훈> 그래서 저는 기자님한테 전화를 한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번 사건 접하면서 예전에 개그맨 이창명 씨 사건 떠오른다는 분도 굉장히 많았어요. 음주로 의심이 되는데 현장 떠나고 나서 그 후에는 근거를 찾기가 너무나 어려워지는.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졌던 이런 케이스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더 논란이 되고 있는 건데요. 아무튼 세상에 용기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얼른 쾌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선생님.
◆ 이강훈> 고맙습니다.
◇ 김현정> 아무래도 경찰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 듭니다. 저희가 경찰 측 입장이 반론 인터뷰가 준비가 되면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말 사이에 화제가 됐던 이른바 벤츠 택시기사 폭행 사건의 피해자 이강훈 씨였습니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