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산업이 위기에 빠지며 제조업 경쟁력이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한국 주력산업의 위기와 활로’ 보고서에서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CIP) 지수가 2015년부터 중국에 추월당했다고 밝혔다. CIP 지수는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가 해마다 발표하는 것으로 제조업의 1인당 부가가치와 수출능력 등 지표를 포함한다.
한국의 CIP 지수는 2009∼2014년 독일,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 4위를 유지했지만 2015년 5위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중국은 2005년 17위에서 2009년 6위, 2015년 3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연구원은 “한국 순위는 지금까지도 중국 아래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제조업 경쟁력이 낮은 이유로 연구·개발(R&D) 투자의 비효율성을 꼽았다. 한국의 R&D 투자 규모는 경제 규모(GDP) 대비 4.2%로 세계 2위 수준이다. 하지만 투자 효율성은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제조업 경쟁력 상위 국가와 기술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연구원은 전 세계적 수요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 제조업의 과잉생산능력 문제가 계속되는 것도 경쟁력이 낮아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한국의 수요처가 아니라 경쟁대상이 됐고 노동시장 경직성이 지나친 것도 주력산업이 위기에 빠진 원인이다.
연구원은 위기를 극복하려면 “미래 신산업의 환상에 시선을 두지 말고 현재 주력산업 위기 문제를 직시하라”고 충고했다. 또 “기업의 유연성과 효율성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