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사는 80대 할머니가 윈도우 대부분에 버전에 기본으로 포함돼 있는 그래픽 프로그램 ‘그림판’으로 그린 그림이 화제다.
스페인 발렌시아에 사는 87세 할머니 콘차 자이라는 특별한 취미를 갖고 있다. 바로 단순한 기능을 가진 그림판 프로그램으로 아름다운 풍경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자이라는 원래 손재주가 좋아 미술 수업을 수강해 유화를 배우곤 했다. 그는 집에서도 유화를 그리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자이라는 “유화 물감의 강한 냄새가 아픈 남편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주면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면서 “아픈 남편을 돌봐야 한다. 그래서 자주 외출할 수 없기도 하고 그림을 그릴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본 자이라의 아들은 엄마에게 컴퓨터를 선물해 그림판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때부터 자이라는 마우스와 스크린만 있으면 어떤 복잡한 그림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림판 프로그램은 1985년에 처음 생겼다. 지난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림판 기능을 더 이상 업데이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이라는 최신 버전이 아닌 구버전의 그림판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그림을 그릴 때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집을 먼저 그리고 옆에 산을 더해 차근차근 디테일을 채워나간다. 그럼 결국 예쁜 그림이 완성된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했다.
이어 “나는 남편이 내게 보내준 엽서에 그려진 풍경에서 영감을 받는다.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데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편이고 어떤 작품은 한 달 동안 그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자이라의 그림은 그의 손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인기가 많아지자 손녀는 자이라의 전용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작품을 올리기 시작했고, 300명 정도였던 팔로어가 벌써 16만명을 넘어섰다.
자이라는 “내 그림이 왜 이렇게 관심을 받는지 모르겠다”면서 “내 생각엔 내 그림들은 정말 단순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자이라의 그림을 본 많은 네티즌들은 “할머니의 손재주가 정말 대단하다” “그림판으로 저 정도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그림을 올려줬으면 좋겠다”라며 자이라의 재능과 열정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