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은 기본적으로 투명해야 재활용 가치가 높다. 때문에 최근 ‘갈색 맥주 페트병’이 ‘재활용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 나일론 포함 된 ‘맥주 페트병’…재활용 못해
폐플라스틱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페트병’. 투명한 경우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각종 색에 이물질까지 섞여 있는 경우라면 재활용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된다. 특히 ‘맥주 페트병’의 경우 갈색에 나일론이나 철 같은 불순물까지 포함되어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
보통 일반 페트병은 ‘실’로 재탄생한다. 일반 페트병의 경우 260도면 녹아 실로 만들기 수월하지만, 맥주 페트병처럼 나일론이 들어간 것은 400도가 돼야 녹는다. 때문에 사실상 작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내 최대 재활용단체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은 페트병 재질을 단일화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부도 이에 동의해 국내 페트병 품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맥주 등 유색 페트병을 생산하는 업체들에 지금보다 더 높은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맥주 생산업체 “갈색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이들이 아무 이유 없이 갈색 페트병을 고집할 리 만무하다. 맥주 생산업체들은 갈색 페트병을 투명 페트병으로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맥주 특성상 ‘갈색 페트병’은 필수라는 것이다.
맥주를 갈색용기에 담는 이유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서다. 또 페트병에 나일론을 포함하는 이유는 외부에서는 산소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면서, 탄산이 빠져나갈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업체들은 이 기능을 빼면 보관 자체를 할 수가 없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투명한 용기를 사용해 밀봉한 맥주가 생산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특수처리된 비싼 원료를 사용하고 있어 대중화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유색 페트병에 대한 부담금을 높일 경우 맥주가격이 올라 소비자가 지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