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사별하고 빚 독촉에 시달리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40대 여성이 4살 딸과 함께 숨진 지 두 달여 만에 발견됐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5시쯤 충북 증평군 모 아파트에서 침대에 누워 숨져 있는 A씨와 네 살배기 딸을 발견했다. 아파트 침대 위에 있던 딸은 이불을 덮고 있었고 A씨는 그 곁에 누워있었다.
경찰은 시신 상태 등을 고려해봤을 때 모녀가 적어도 두 달 전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모녀의 시신은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관리비 연체가 계속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견됐다.
이들 모녀는 심마니 생활을 하던 남편이 지난해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수천만 원의 채무를 떠안게 돼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몇 달째 전기요금이 밀렸고 5만 원 안팎의 월세도 내지 못했다.
관리사무소 직원에 따르면 모녀가 살았던 아파트 우편함에는 카드 연체료를 비롯해 각종 대금을 독촉하는 고지서가 수북했다. 이 집의 관리비 고지서엔 12월 수도 사용량은 아예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가 남긴 유서에는 “혼자 살기가 너무 힘들다” “딸을 먼저 데려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남편을 떠나보내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A씨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