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프로야구 3경기 취소…37년만에 처음

입력 2018-04-06 19:50 수정 2018-04-06 19:58
미세먼지와 황사의 영향으로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과 NC의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관계자들이 구장을 정리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경기가 취소 된 것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이다. 2018.04.06. 사진=뉴시스

프로야구 37년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로 인해 정규시즌 경기가 취소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서울 잠실(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 수원(한화 이글스-KT 위즈), 인천(삼성 라이온즈-SK 와이번스) 등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3경기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취소했다고 밝혔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미세먼지가 심해 경기가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잠실 경기를 담당한 김용희 KBO 경기운영위원은 “오후 3시부터 경기 취소 여부를 고려했다. 바람이 세게 불어 미세먼지가 걷힐 가능성을 염두에 뒀으나 기상청을 통해 알아보니 내일 아침까지 미세먼지 상황이 나쁜 것으로 나왔다”며 “관중들의 쾌적한 관람과 선수들의 좋은 플레이를 위해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곧이어 문학과 수원 구장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취소가 결정됐다.

사진=뉴시스

KBO는 2016년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될 경우 경기를 취소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

KBO리그 규정 제27조 3항은 '경기개시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기상대)으로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미세먼지(PM-10) 시간 평균 농도가 150㎍/㎥ 이상이 2시간 지속될 때, 미세먼지 경보는 300㎍/㎥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시내에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특히 잠실구장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의 미세먼지 농도가 심했다. 오후 6시 기준으로 서울 송파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426㎍/㎥로 측정됐다. 수원 KT위즈파크가 있는 수원시는 291㎍/㎥,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 있는 인천시는 306㎍/㎥였다.

광주(넥센 히어로즈-KIA 타이거즈), 부산(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도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지만, 경기를 진행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해 경기가 진행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