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재판, 죽어라” 朴 지지자들 ‘24년형 선고’에 오열

입력 2018-04-06 17:26 수정 2018-04-06 17:40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열리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무죄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이하 뉴시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4년’을 선고받은 6일, 법원 인근에 모인 지지자들이 분노했다. 일부는 오열했고, 중형을 선고한 재판부에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인근에는 ‘천만인무죄석방운동 본부’를 비롯해 여러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결집해 “불법 감금한 박근혜 대통령님을 즉각 석방하라” “너희 영화가 언제까지 갈 것 같으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었고 모형 관과 작두 등을 세웠다.

이들은 공판을 맡은 김세윤 부장판사가 선고 주문을 읽을 때까지 숨죽인 채 기다렸다. 김 부장판사가 주문을 다 읽은 오후 4시가 조금 안 된 시각,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이 선고됐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참가자들은 탄식했다. “24년이라고?”라는 외침과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는 재판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자리에 드러누웠다. “살인 재판으로 24년형이 선고됐다” “죽어라” 등 김 부장판사에 대한 욕설이 난무했고, 일부 취재진을 폭행하기도 했다. 대한애국당과 천민인무죄석방본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법부가 증거도 없이 불법 탄핵세력의 손을 들어줬다”면서 “법치가 사망한 치욕의 날로 똑똑히 기억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열리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무죄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집회 무대 앞에 서서 “법치 사망을 선고한 김세윤을 태극기 이름으로 배신자라고 부르겠다. 한국 국민과 역사의 이름으로 배신자를 처단하자”고 외쳤다. 이어 “박 대통령은 뇌물 한 푼 안 받았다”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보다도 깨끗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41개 중대 3300여명의 경력을 법원 인근에 배치했다. 법원도 소란에 대비해 곳곳에 질서유지 협조 안내문을 붙이고 청사 내에서 소란행위를 할 경우 강제 퇴거 조치나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 자유, 행복, 복리 증진 수호 의무를 위반했다”며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대기업 강제모금(직권남용·강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2)씨 승마지원 요구(특가법상 뇌물수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직권남용·강요), CJ그룹 이미경 부회장 퇴진 지시(강요미수) 등 18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법원은 이 중 대부분을 유죄로 봤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