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 진출 1세대인 원로배우 오순택(사진)씨가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전남 목포 출신인 고인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59년 미국으로 공부하러 갔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뉴욕 배우전문학교를 거쳐 UCLA 대학원에서 연기분야 최고학위인 연기 및 극작 석사학위(MFA)를 받고 연극 무대에 섰다.
1965년 브로드웨이에서 연극 ‘라쇼몽' 무대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그는 30여 년간 연극, 뮤지컬, TV 시리즈물('맥가이버' 등), 영화('007'시리즈 등) 등 장르를 넘나들며 2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특히 영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1975년)에서는 주인공 로저 무어와 짝을 이룬 홍콩 주재 영국 정보원 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에서는 주인공 뮬란의 아버지 목소리를 연기했다.
고인은 할리우드에서도 예명 없이 'Soon-Tek Oh(오순택)'이라는 한국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한국에서 서울예술전문대학, 서라벌예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초빙교수를 지내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