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서 탈진한 80대 치매노인 드론이 살렸다

입력 2018-04-05 17:25 수정 2018-04-05 17:26
지난 4일 오후 전남 진도경찰서 드론수색대원들이 진도군 진도읍내 한 야산에서 실종된 80대 치매노인을 수색하고 있다. 2018.04.05. 사진=뉴시스 (진도경찰서 제공)

경찰이 드론(초경량비행장치)을 활용해 산 정상에서 고사리를 캐다 탈진해 쓰러진 치매 노인을 구조했다.

5일 전남 진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2시50분쯤 "진도읍에 사는 어머니 A(84)씨가 귀가하지 않는다"는 신고가 아들로부터 접수됐다.

치매 초기 증상을 앓고 있는 A씨는 4일 오전 7시쯤 외출, 고사리를 캐러 집과 1㎞ 가량 떨어진 진도읍내 야산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경찰서는 신고 직후 20여명의 경찰관을 야산으로 보냈다. 이 과정에 드론 동호회 수색대원 2명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야산 일대에 띄워진 드론 2대는 광범위한 수색을 벌였다.

'산 정상 가시덤불 쪽에 사람이 쪼그려 있는 것 같다'는 드론 수색대원의 연락을 받은 진도경찰서 지휘팀은 곧바로 경찰관들을 정상 쪽으로 투입했다.

경찰관들은 4일 오후 4시40분쯤 빗속에 탈진 증세로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했다.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치료를 받고 이날 오후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도경찰서 관계자는 "드론 수색대원들의 도움이 컸다"며 "신고 1시간 50여분 만에 A씨를 발견해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도경찰서는 지난달 10명으로 구성된 지역 드론동호회를 협력단체로 발족시켰다. 실종자 수색과 재난·재해 사고 발생 시 인명 구조 활동에 드론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