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가 꿈이었던 아이… 5명에게 생명 주고 떠났다

입력 2018-04-05 16:31
사진은 지난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 개막전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김태찬(12)군 모습. 2018.04.05.(사진=전북대병원 제공)

축구선수를 꿈꾸던 10대 소년이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짧지만 고귀한 생이었다.

5일 전북대학교병원은 전날 뇌사 판정을 받은 김태찬(12·고창중 1년)군이 심장과 간, 췌장, 신장 2개 등 장기를 만성질환자 5명에게 기증했다고 밝혔다.

평소 건강했던 김군은 갑작스러운 염증성 질환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전북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간절한 기도에도 김군은 의식을 찾지 못했다. 김군의 부모는 아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고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김군의 꿈은 축구선수였다. 매일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즐겼다. 특히 프로축구 전북현대의 이동국 선수를 좋아해 지난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개막전을 관람하기도 했다.

부모는 “태찬이는 평소 밝고 쾌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좋아했던 아이였다”며 “비록 짧은 생을 살다 가지만 누군가에게 고귀한 삶을 선물해줄 수 있는 사실에 태찬이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할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유희철 전북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기증자의 숭고한 희생과 부모님의 어려운 결정으로 여러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