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마친 소감과 함께 참여한 가수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는 특히 북측 카운터파트로 호흡을 맞췄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에게도 농담 섞인 사과 메시지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탁 행정관은 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멋진 편곡 결국 잘 해낼 거면서 걱정 또 걱정이던 윤상 음악감독 고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심한 감기에도 언제나 가장 먼저, 가장 오래 그리고 끝까지 공연을 챙기신 조용필 선생님, 모든 출연자 연주를 기꺼이 맡아준,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던 위탄(위대한 탄생) 선생님들과 코러스 분들,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일러주며 무대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신 최진희 선생님”이라고 썼다.
이선희 YB 백지영 김광민 정인 알리 서현 레드벨벳 강산에 등 참여 가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남측 스텝들에게도 “공연으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바뀔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확인시켜 줬다”고 했다.
탁 행정관은 글 말미에 현 단장을 언급했다. 탁 행정관은 “현송월 단장, 안 감독님(북한 안정호 무대감독). 모두가 함께 만든 그 봄 안에서 나는 자꾸 주책없이 눈물이 났다”며 “이게 뭐라고...이 봄이 뭐라고...”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현 단장님, 안 틀기로 하고 봄봄봄 BG(배경음악) 써서 미안해요”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탁 행정관의 농담 섞인 사과는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봄이 온다’ 공연이 끝난 후 무대 배경 음악으로 가수 로이킴의 ‘봄봄봄’이 나온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공연 콘셉트에 맞춰 탁 행정관이 선곡했지만 현 단장과의 의견 조율 과정에서 견해 차도 있었음을 암시한 대목이다.
평양 공연 일정동안 탁 행정관과 현 단장은 스스럼없이 지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 남북 합동공연 리허설에서 탁 행정관이 현 단장과 대화 도중 웃으며 팔을 치자 현 단장도 탁 행정관의 팔을 만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남측 예술단은 1일 단독 공연 ‘봄이 온다’와 3일 남북 합동공연 ‘우리는 하나’를 마친 뒤 4일 새벽 귀환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