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뼈가 휘는 비중격 만곡증이나 코가 막히는 비후성 비염, 편도선 비대증이 있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양압기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무턱대고 양압기 치료를 권할 게 아니라 치료 전에 수면 내시경 검사를 통해 이 같은 구조적 특징이 있는지 잘 파악한 뒤 양압기 착용과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며 순간순간 숨이 멎는 질환으로 코골이와 호흡곤란, 주간 졸림증, 피로감, 두통 등 증상을 보인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박보나 교수팀은 2014~2015년 양압기 치료를 받고 있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 24명과 양압기 치료에 실패해 수술한 환자 23명의 수면다원검사, 수면내시경, 상기도 해부구조를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5일 밝혔다.
수면무호흡증의 90% 이상이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다, 잠자며 상기도 폐쇄로 인해 호흡의 분절이 생긴다. 이 질환의 치료에 양압기 착용, 수술, 구강내 보조장치 장착 등이 이용된다. 가장 기본적이로 확신할 치료가 양압기 착용이다. 성공하면 수면 무호흡 증상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치명적 합병증이 줄어들고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 단, 잘 때마다 양압기를 착용해야 하는 환자들은 불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때문에 양압기 착용 성공률은 30~80%로 편차가 크다. 실패 환자의 50%가 착용후 1년 내에 양압기 치료를 포기한다.
그런데 연구결과, 양압기 치료 실패 환자는 비중격 만곡증의 코뼈 휜 정도가 성공 환자에 비해 훨씬 심했다. 또 비후성 비염 역시 훨씬 악화돼 코로 숨쉬기 어려운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양압기 치료 실패 확률이 높았다. 편도선이 두꺼워진 정도도 양압기 착용 실패와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실패 환자의 27%가 2단계 이상의 편도선 비대 소견을 보여 성공 환자(8.7%)보다 약 3배 이상 높았다.
반면 상기도에서 특정 폐쇄 부위가 잘 관찰되지 않지만 코골이나 무호흡이 심한 환자와 높은 비만도, 고령의 여성 폐쇄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수술 치료 효과가 높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중격 만곡증, 비후성 비염, 편도선 비대 정도가 심함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양압기 치료 실패율이 높아 수술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김현직 교수는 “치료 방침 전에 비강, 구강, 인두의 해부학적 구조를 면밀히 관찰하고 특정 해부학적 위험 요인 환자능 양압기 치료 실패율이 높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면서 “수술을 진행할 때는 수면 다원검사 뿐 아니라 수면내시경 검사로 양압기 치료 실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부학적 요인 분석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메디슨’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