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5위 업체인 코인네스트의 김익환 대표와 실장급 임원들이 횡령·사기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블록체인 전문가로 알려진 김 대표가 설립한 이 업체는 지난해 7월 거래소 론칭 이후 3개월 만에 3만 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해 주목받았다. 당시 세계 채굴시장의 60~70%를 움직이는 비트메인사와 퀀텀 재단 등 해외 유수기업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업가치가 1000억 원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코인네스트를 비롯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지난해 말 불어 닥친 ‘암호화폐 열풍’으로 호황을 누렸으나, 정부의 규제로 거래량이 전성기의 5% 수준까지 급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14일부터 검찰은 코인네스트를 비롯한 거래사이트 3곳을 고객 돈 횡령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불법 거래 수사를 확대해왔다.
코인네스트는 검찰의 수사에 같은 달 16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코인네스트 외 다수 암호화폐 거래소 상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코인네스트는 성실하고 투명하게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인네스트 고객의 자산은 모두 안전하게 보전되고 있다. 이 사항을 증명하기 위해 코인네스트는 회계장부 및 투자자 예치금 공개를 진행하겠다. 빠른 시일 내에 고객님의 심려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를 비롯한 코인네스트 경영진은 4일 결국 긴급체포 됐다.
서울남부지검은 코인네스트의 경영진이 암호화폐 거래 고객의 자금을 거래소 대표자나 임원 명의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가 암호화폐 투자 명목으로 일반인들을 속여 자금을 모은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