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주재한 남측 예술단의 환송 만찬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남·북 가수가 함께 노래를 부르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의 요청에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마이크를 들었다고 한다.
연합뉴스는 복수의 방북 예술단 관계자를 인용해 만찬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4일 보도했다. 예술단의 2차 공연이 있었던 3일 평양 통일전선부 초대소 ‘미산각’에서 김 부장, 현 단장, 남·북 예술단 관계자가 참석한 만찬이 열렸다. 2시간으로 예정됐지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1시간 정도 더 이어졌다.
이 자리에 있었던 관계자는 “삼지연관현악단 가수 4명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부르자 윤도현도 함께했다”고 전했다. 윤도현은 이번 공연에서 이 노래를 록 버전으로 편곡해 무대에 올랐다.
현 단장은 가수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을 두 번 불렀다고 한다. 그중 한 번은 현 단장의 “같이 해 달라”는 제안에 조용필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또 만찬 말미에 현 단장이 “탁현민 행정관의 노래를 듣고 싶다”고 요청했고, 탁 행정관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선곡했다. 현 단장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를 차례로 부르던 가수들은 모두 함께 노래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 부장이 테이블을 다니면서 참석자들 술잔을 채워줬다”면서 “예술단이 공연을 잘 끝내 홀가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만찬 음식은 뷔페였는데 매우 훌륭했고 술은 ‘들쭉술’과 ‘평양주’가 나왔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준비해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남측 예술단은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단독 공연 ‘봄이 온다’와 3일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합동 공연 ‘우리는 하나’를 마친 뒤 4일 새벽 귀환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