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조사를 받고 있는 페이스북 측에서 유출된 정보가 당초 알려진 5000만건을 넘는 8700만건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 수를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건으로 당국 조사와 의회 출석을 요구받고 있다.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을 통해 수집된 유권자 정보를 무단으로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에 전달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 사건에 대해 지난달 21일 직접 사과했고 25일에는 미국·영국 주요 일간지 광고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 수를 직접 밝히면서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를 이용해 이용자를 검색하는 기능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개인정보 유출 문제와 더불어 페이스북은 스마트폰 내 통화기록과 문자 내역을 무단 수집했다는 의혹도 받은 바 있다.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3월 12일부터 4월 2일까지 페이스북 주가는 15.9%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50조원 이상 떨어졌다. 페이스북과 함께 미국 기술주를 이끌던 아마존, 구글, 애플, 넷플릭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자율주행차 사고와 미국 정부 규제 가능성, 이번 페이스북 유출 등 연이은 악재가 주가에도 악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보유출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 수치가 많이 늘어남에 따라 곧 있을 마크 저커버그의 미국 의회 청문회 증언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와 관련한 CEO 사과와 공식 입장 발표가 있었지만 여론 반응은 악화일로다. 일부 사용자들은 삭제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페이스북에 대해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에 광고를 일시 중단하거나 페이지를 삭제하는 등 다른 기업들도 대응에 나서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올린 전체 매출 406억 달러(약 44조원) 중 98%는 디지털 광고에서 나왔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