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를 순회 전시하려던 프랑스 정부의 계획이 루브르 측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3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모나리자를 전국에 순회 전시하는 프랑스 정부의 ‘그랜드 투어’(Grand Tour) 계획이 작품을 보관·관리하는 루브르박물관 측 반대로 보류됐다.
앞서 프랑수아즈 니센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지난달 1일 “프랑스 예술 자산의 자국 내 순환 전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첫 순서로 북부 도시 랑스시의 루브르 분관에 모나리자 전시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해외대여 전시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물관 측은 즉각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데 “작품이 도난당하거나 파손되기 매우 쉽고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루브르박물관에 따르면 3개월간 모나리자의 순회 전시에 약 3천500만 유로(약 454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중에는 보험료와 운송·포장·전시·경호 비용, 모나리자 관람객 감소에 따른 루브르박물관 입장료 손실분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입장료 손실이 1천300만 유로(약 169억원)로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예측됐다. 또 그들로부터 얻는 입장료 수입과 관련 기념품 판매 수입액 까지 포함하면 그 손실은 2천50만 유로(약 266억원)에 달한다. 루브르 측으로서는 그만큼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물관 측은 “모나리자가 순회 투어에 나설 경우 운송과 입장료 손실분 등에 따른 손해액이 천문학적”이라며 “무엇보다 루브르를 찾아오는 관광객 중 90%가량이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방문하기 때문에 모나리자가 없는 루브르를 방문한다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모나리자 순환전시 계획은 프랑스가 가진 중요 예술자산을 활용해 지역 간 문화 차별을 해소하고 자국의 국제적 소프트파워를 확대하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구상의 일환이었다. 이에 더타임스는 세계 최대 박물관 중 하나인 루브르박물관 큐레이터들이 마크롱 대통령의 계획을 방해하기 위해 조용한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모나리자는 1963년에 당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재클린 케네디 여사가 프랑스 드골 대통령을 설득해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전시한 바 있다. 미국 전시를 위해 당시 모나리자는 방화·방수 및 온도 조절 특수 컨테이너에 포장돼 선박편으로 운송됐으며 뉴욕항 입항 시에는 미 해안경비대의 호위를 받았다.
그러나 1974년 도쿄 전시에서 한 관람객이 그림에 페인트 테러를 시도한 뒤로 한 번도 외부에 대여되지 않았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