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 되겠다”던 정봉주 ‘청담동 카페’서 포착된 근황

입력 2018-04-05 08:21
사진=더팩트

정봉주(57)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취소하며 남겼던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은 ‘정계 은퇴’를 뜻하는 게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 한 매체가 정 전 의원을 청담동 카페에서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에 에둘러 답했다고 한다.


더팩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있던 정 전 의원을 만났다고 4일 보도했다. 매체는 전날 오후 정 전 의원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자연인이니까 자연인으로 돌아왔다”면서 “집에도 안 들어가고 지방에 내려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과 1시간 뒤 정 전 의원과 카페에서 마주쳤다. 취재진이 그가 자주 방문했던 곳을 찾아간 거였다. 정 전 의원은 “요즘 하던 일을 정리하고 있다. 다음에 보자”며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고 한다. 그는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이 정계 은퇴로 해석해도 되는가”란 질문에 “그건 좀 봐야죠”라고 했다. 여지를 남긴 셈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던 ‘프레시안’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며 “모든 공적 활동을 접고 자숙하면서 자연인 정봉주로 돌아가겠다. 믿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동안 감사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게시했다. 이를 두고 정치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7년 전 성추행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결백을 주장하던 정 전 의원은 사건 당일로 지목된 2011년 12월 23일의 카드 내역을 스스로 공개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을 당한 시간이 오후 5시 이후라고 특정한 다음 날이었다. 피해자는 오후 5시37분쯤 SNS 일종인 ‘포스퀘어’에 여의도 렉싱턴 호텔 위치를 설정한 후 게시한 사진을 발견했다며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포스퀘어는 이용자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입력해 정보를 제공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

정 전 의원은 이 내용을 전해 듣고 그날 행적을 정리하던 중 자신이 호텔 카페에서 카드 결제한 내역을 확인했고, 곧장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면서도 “객관적 사실은 확인했지만 기억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프레시안 기자들이 정 전 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건에 대해서만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