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선언식이 진행된 4일 오전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뜻밖의 광경이 펼쳐졌다. 서울시민들이 발언대에 서서 서울시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서울시민인 대학생 이상민씨가 무대에 올랐다. 그러더니 지난해 5·9 대선에서 이목을 끈 안 위원장의 발언을 ‘성대모사’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성대모사 창작활동을 하는 대학생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청년들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면서 “장기를 살려서 삶과 고민을 이야기해보겠다. 특별한 목소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안철수가 아니라 안칠수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갑자기 “딸기가 있다. 직장에서 짤리면 무엇인가. 딸기시럽”이라면서 ‘아재개그’를 날렸다. 안 위원장이 자주하는 류의 개그다.
또 그는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10%대다. 체감실업률은 20%대다. 그동안 서울시 정책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실망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서울시가 청년 일자리 노력하기보다 전시성 사업에 집중하지 않았나. 청년들은 그때마다 실망하며 ‘고민들아 저좀 그만 괴롭히십시오’”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 말투를 흉내내면서 박원순 서울시장 정책에 불만을 털어놓은 것이다.
이씨는 안 위원장의 대선 패배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 특유의 목소리 톤으로 발언을 이어나갔다. 약점일 수 있는 부분을 오히려 드러내면서 재미에 의미를 더해 관련 공세를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원래 (이씨는) 박 시장, 문재인 대통령 성대모사를 더 잘한다”면서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를 완화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선언식에는 여러 서울시민이 발언대에 섰다. 김광수 시의원, 워킹맘 이수연씨, 택시기사 차순선씨, 청년 창업가 김일현씨 등이다. 이들은 서울시민으로서 느껴온 서울시정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 요구사항을 안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