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이 열렸다. 봄비가 한반도의 대지를 해갈하고 대기를 청소했다. 적어도 오늘 하루만은 한반도의 대기가 일본 열도보다 깨끗하다.
환경부 대기질 정보 시스템 에어코리아는 4일 오후 4시 현재 서울 중구에서 미세먼지(PM 10) 농도를 8㎍/㎥, 초미세먼지(PM 2.5) 농도를 3㎍/㎥로 각각 측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보통’ 수준을 나타낸 서해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의 대기질은 ‘좋음’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수도권에서 ‘좋음’ 수준의 대기질은 지난달 21일로부터 보름여 만에 관측됐다. 같은 달 25일의 경우 서울에서 102㎍/㎥, 경기에서 109㎍/㎥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측정됐다. 관측 사상 최악의 대기질이었다.
반면 이날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는 한때 1㎍/㎥를 가리켰다. 경기에서는 0㎍/㎥가 찍히기도 했다. 미세먼지 측정기에 단 하나의 먼지도 쌓이지 않을 만큼 대기가 깨끗했다는 의미다. 아침에 쏟아진 비와 대기 확산으로 불고 있는 바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반도의 이런 대기질은 일본기상협회 홈페이지의 초미세먼지 그래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편서풍이 부는 북반구에서 중국발 미세먼지는 언제나 한반도를 직격한 뒤 옅은 농도만 남아 일본 열도로 넘어갔다. ‘한국은 일본의 공기청정기’라는 냉소가 나오는 이유는 그래서였다.
일본기상협회 그래프에서 이날 저녁과 식목일인 5일 아침까지 중국에서 넘어오는 매우 옅은 농도의 초미세먼지는 유독 한국만 관통하지 않고 북한, 일본으로 지나간다. 한반도의 대기질은 오는 6일까지 깨끗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5∼6일 남해안과 제주에 20∼60㎜, 그 밖의 지역에서 10∼40㎜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