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준, 여성 때문에 떨어진다" 부산대 교수 발언 논란

입력 2018-04-04 16:12 수정 2018-04-04 16:15
사진=뉴시스

부산대학교의 한 교수가 수업 시간에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대 한 학생은 지난달 31일 부산대학교 대나무숲(익명 페이스북)에 강의 중 A교수가 한 발언이 여성을 비하해 불쾌감을 준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내용에 따르면 A교수는 "학교 수준이 떨어진 이유는 여성들이 입학하고 나서부터인데 올해 남학생들이 많아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학생은 또 A교수가 오직 군대를 다녀온 남학생에게만 조교 기회를 준다며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교수가 모 교수의 성희롱을 고발하는 대자보를 보고 이를 고발한 여학생에 대해 “매우 이기적이다. 나는 성차별주의자가 맞으며 당당하니까 신고해도 무방하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A교수가 수업에서 '여성의 자궁은 공공재인가?'라는 주제로 과제를 내 이를 거부한 여학생에게 F학점을 줬고, 성적에 반영하겠다며 교수의 정치 성향과 유사한 세미나에 강제로 참여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사진=페이스북 캡쳐

이에 대해 A교수는 성적이 좋지 않아 F학점을 받거나 반감을 가진 일부 학생들이 발언의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부분적인 표현만 문제 삼아 사실을 왜곡하거나 아예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A교수는 “과거 부산대는 서울대 다음으로 수준이 높았는데 그때는 여학생이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며 “그것이 여학생을 욕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A교수는 이어 “군대를 다녀온 복학생이 보통 통솔력이 있어 예우 차원에서 수업 조교를 시킨 적은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 수업 조교 2명은 여학생 1명, 남학생 1명 등 무조건 군필 남학생만 지정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여성 자궁이 공공재인가’라는 과제에 대해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말한 ‘교육은 공공재’ 발언과 함께 여성단체가 ‘여성의 자궁은 공공재가 아니다’라는 피켓을 보고 과연 자궁을 공공재로 볼 수 있느냐는 취지로 리포트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A교수는 그러면서 “학생이 리포트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전체 성적이 나빴기 때문에 F학점을 준 것이며 교수 성희롱 대자보와 관련해 고발자를 이기적이라고 했다거나 나 자신을 성차별주의자라고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세미나 역시 강제로 참여하라고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측은 실제 학생들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 진상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