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이불’ 쓰고 실종됐던 여성 “산에서 진달래꽃 먹으며 버텨”

입력 2018-04-04 10:34 수정 2018-04-04 13:58
부산 경찰 페이스북

부산에서 보라색 이불을 뒤집어쓰고 실종됐다가 7일 만에 발견된 20대 여성이 산에서 ‘진달래꽃’을 먹으며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10분쯤 경찰과 수색에 나선 친척이 금정산 금강암 북문 200m 지점의 움막에서 김모(22)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김씨가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지만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등 매우 지쳐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김씨가 꽤 오랜 기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씻지도 못해 피골이 상접한 상태였다”면서 “얼굴도 시커멓게 변하는 등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언론에 모습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계곡에 있는 큰 바위 밑 움푹 들어간 곳에서 추위를 피해 잠을 잤고, 주변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을 따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를 부산시립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게 한 후 그간의 행적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달 27일 저녁 무렵 금정구 자택에서 어머니와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휴대전화를 놔둔 채 사라졌다. 당시 맨발에 보라색 이불을 두르고 있었다. 김씨 동생이 인터넷에 글을 올려 “언니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연락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지만 얼마후 이불만 발견돼 납치 우려를 낳기도 했다.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전단을 배포하고 매일 500명 이상을 동원해 수색한 끝에 김씨를 발견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